MBC 측 "아동 입장 생각못했다, 깊은 사과"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 출연해 논란이 된 어린 의붓딸의 신체를 접촉한 남성을 상대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2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입건 전 조사는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피의자 입건 등 정식 수사로 전환됩니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19일 전파를 탔습니다.
익산시에 사는 한 재혼 가정의 남성은 7세 의붓딸과 놀아주면서 '가짜 주사 놀이'를 하며 아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찔렀습니다. 의붓딸은 이에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남성은 해당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남성은 딸에 대한 애정 표현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남성의 행동이 아동성추행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MBC 측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며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부연했습니다.
현재 논란이 된 장면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된 상황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