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나, 대피소서 포격 떨어지는 순간 보고 들어"
세이브더칠드런, 전쟁 공포 겪은 어린이 지원 촉구
세이브더칠드런, 전쟁 공포 겪은 어린이 지원 촉구
10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많은 이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한 우크라이나 가족이 그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어제(19일)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출신 어린이 크리스티아나(8·가명)는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겨울 대여섯 시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부차의 지하 대피소에 대기하며 쏟아지는 폭격이 끝나길 기다려야 했습니다.
크리스티아나의 엄마 옥사나는 "이제 고작 8살 된 크리스티아나의 머리가 (전쟁에 대한 스트레스로) 백발이다. 아이에게 말을 하진 않지만 머리를 묶어줄 때마다 눈물이 터져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어린아이들이 그런(폭격) 장면을 봐야 했다"며 "혹시라도 집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산 채로 묻힐지 모르는 지하실에 앉아 있자니 너무나 무서웠다. 그런 순간이 오면 나 자신은 어떻게 되든 아이들이 걱정된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다른 어린이 마샤(9·가명)는 지난 6월 키이우 공습 이후 가족들과 피난을 떠나 영국의 한 해안가 마을에 정착했지만 마샤의 아빠는 여전히 키이우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마샤는 "아빠는 내가 그리는 것들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며 "나는 가족이 모두 함께하고 있는 그림을 그린다. 다음 여름에는 다 함께 바닷가에 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 사진=연합뉴스
세이브더칠드런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발발한 전쟁으로 지금까지 약 80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 국가로 피난했고 이 중 약 40%가 아동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장 전장에서도 많은 군인과 시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지난 9개월간 자국 병사만 1만 2000여 명이 전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니아 쿠쉬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은 "아이들이 전쟁을 경험하면서 얻게 된 심리적 피해를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 스스로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