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북삼성병원 병원장, 이사회 의결없이 임명"…직무정지 가처분 소송까지
입력 2022-12-19 15:56  | 수정 2022-12-19 15:58
강북삼성병원 전경 / 사진 = 강북삼성병원
오태윤 교수 "병원장 임명 절차에 하자"
임명 무효 소송에 이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강북삼성병원 병원장 인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태윤 흉부외과 교수는 신현철 병원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삼성그룹 측이 공정하고 투명한 임명 절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신 병원장을 임명했다는 게 오 교수의 주장입니다.

오태윤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오늘(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현 신현철 병원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오 교수는 앞서 지난 10월에는 강북삼성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삼성의료재단'을 상대로 '병원장 임명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오 교수 측은 "(병원장 임명 무효 확인 소송 후) 재단 측에서 별다른 성의 있는 조치가 없었고, 병원장 임명 절차에 하자가 있는 사람이 지금도 병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을 막고자 직무정지 가처분이라는 추가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병원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오 교수 측은 한 사람이 강북삼성, 삼성서울, 삼성창원병원의 등 3개 독립 재단 의료원장직을 동시에 맡고 있는 것을 두고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합니다.

아산재단 및 소속 병원들의 경우 단일 재단에 속한 각 병원들을 통할하기 위해 의료원장 제도가 필요할 수 있지만, 해당 3개 재단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병원들이기에 의료원장 제도가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각 재단별로 병원이 1개씩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오 교수 측은 "의료원장 제도 시행 3년 만에 의료원장직이 경질되고, 삼성창원병원이 삼성의료재단에서 분리되는 등 의료원장 제도는 사실상 폐지됐는데, 삼성그룹 측에서는 2011년부터 삼성전자 소속의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을 두면서 의사도 아닌 사람을 추진단의 단장이나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로 임명했다"며 "그 단장이 대표 이사로 있다는 삼성서울병원 뿐만 아니라 그 재단과 무관한 강북삼성병원의 운영 및 병원장 인사에 관여해 오는 등 삼성그룹에서 파견한 추진단장이 사실상 의료원장과 다름없는 전횡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교수에 따르면 과거 병원장 임명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료원장 제도가 도입되며 의료원장 임명은 이사회 의결로, 병원장 임명은 이사장이 하도록 변경됐는데, 현재 의료원장 제도가 폐지된 상황에서는 병원장 임명을 다시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게 오 교수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강북삼성병원의 경우 형식상으로는 삼성의료재단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도 없이, 존재하지도 않는 의료원장의 추천도 없이 병원장을 임명했고,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에서 파견한 추진단장이 재단의 이사도 겸하면서 이사장을 통해 병원장까지 결정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삼성그룹의 이와 같은 주먹구구식 병원 운영 방식은 세계 초일류 기업을 가진 삼성그룹답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의료법 제 87조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교수는 "의료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지만 비의료인이자 다른 재단의 대표 이사인 삼성그룹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이 그 재단과 무관한 강북삼성병원을 운영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소송을 계기로 각 병원의 병원장 임명 과정에서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고 임명 절차가 투명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병원 측은 병원장 임명은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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