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처리시한 D-데이…마지막 담판
대통령령 설립기관 예산…‘삭감하되 예비비 운영’
대통령령 설립기관 예산…‘삭감하되 예비비 운영’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늘(15일) 예산 통과를 위한 본회의를 목전에 두고 ‘법인세 1%포인트 인하 최종 중재안을 제시했습니다. 양당이 당 내부서 해당 중재안을 검토하기로 밝히며, 받아들여질 경우 평행선을 그리던 예산안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했습니다.
김 의장은 어려운 민생위기를 살리기 위해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지막 조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합의만 된다면 늦어도 내일(16일)까지는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두 분 원내대표께 마지막으로 합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김 의장은 당초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3%포인트 낮춘 22%로 하고, 2년 유예 후 시행하자는 안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며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김진표 국회의장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날 김 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법인세를 최소 1%포인트라도 인하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김 의장은 1%포인트라도 인하해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가속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 경우 지방 정부가 첨단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추가 경감 조치를 별도로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등 현 정부에서 입법 없이 시행령을 통해 만든 기관에 대한 예산을 적법성 시비가 끝날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토록 하는 것입니다.
김 의장은 639조 원의 예산안 중 5억여 원 차이를 좁히지 못해 타협을 이뤄내지 못하는 것은 민생경제는 안중에도 없이 명분 싸움만 하는 소탐대실의 전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장과 30분간의 회동을 한 양당 원내대표는 중재안에 대한 당내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조속한 예산 통과를 위해 중재안, 합의안을 도출해주신 의장께 감사드린다”며 타협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님께서 고심 끝에 마지막으로 제시하신 중재안인 만큼 무겁게 받아들이고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1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자리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다만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서로의 양보를 강조하며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와 관련해 외국의 직접투자 유치를 위해서 낮추자는 것이지 부자감세가 아니다”라며 정부를 믿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대통령령 설립기관에 대해서는 시행령이 무효라고 판결되기 전까지 효력 가지는 것으로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는데 사업비나 운영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다”며 우리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크게 보시고 한번 양보해달라. 저희는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갖고 다시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첨예한 쟁점에 서로 양보하고 이견을 좁혀가야지, 전체 예산안을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다 안 된다는 식으로 나와서야 되겠나”라며 민주당이 제시해 온 예산안 처리 원칙의 근간만 훼손되지 않으면 양보하고 타협할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