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M] "견인하느니 달려가요"…참사 키우는 불법주차

【 앵커멘트 】
이태원 참사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불법 주차였습니다.
'나 하나쯤' 이라는 생각 때문에, 1~2분이 늦어지고 골든 타임을 넘겨버리기 때문이죠.
지금은 어떨까요?
신영빈 기자가 직접 소방차를 타고 다녀봤습니다.


【 기자 】
아무렇게나 주차된 차량과 미어터지는 인파 속에서 구급대원이 비켜달라 외치지만 소용없습니다.

결국, 장비를 들고 차량 사이로 달려갑니다.

가장 먼저 출동한 구급차가 골든타임을 한참 넘기고 1시간 3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한 이유로, 불법주차가 지적되는 배경입니다.

현재는 어떤지, 소방과 직접 나가봤습니다.

진입로에서 골목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불법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 지나가야 합니다.

답답한 소방관들은 뛰어가는 걸 선택합니다.

다른 지역 사정은 더 심각한데, 곳곳 불법 주차로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잠깐만 그냥, 뒤에 사람 없어.)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이대로 오라이. 그대로 가시면."

손가락 하나 틈을 두고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을 해야 합니다.

▶ 스탠딩 : 신영빈 / 기자
- "보시다시피 가뜩이나 좁은 길이 주차된 차량으로 더 좁아져 있습니다. 실제로 소방차와 주차된 차량 간의 폭이 20여cm에 불과합니다."

"(이러면 진입하는 데 시간 한참 걸리죠?) 실제 화재면 차에서 수관을 뽑아가지고 사람이 옮기든지, 스톱 스톱 스톱…."

결국 다급한 마음에 호스를 들고 뛰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상열 / 경기 부천소방서 팀장
-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 몸에서 뛰라고 반응을 하죠. 수관 15m짜리를 수십 번 연결해서 하다보면 저희가 골든 타임을 놓치는…."

때문에 불법 주차 차량을 강제 견인하거나, 소방차로 밀어버릴 수 있는 제도가 4년 전 생겼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단 1건.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소방관들도 사실은 강제 처분을 바로 하고 싶은데, 민원에 시달리기도 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상관에게서 핀잔을 듣기도 하고…."

현장 소방관들은 차량 견인하려고 구청을 부르는 시간마저 아깝다고 입을 모읍니다.

"상당히 마음에 급한 점 많습니다, 좁은 골목에는 주차를 안 했으면…."

mbn뉴스 신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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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배완호 기자·전현준 VJ
영상편집: 김혜영
그래픽: 박경희
영상제공: 소방청·서울소방재난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