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랑해서 그랬어"…10대 소녀 '납치혼' 시도한 러시아 일가족
입력 2022-12-01 09:10  | 수정 2023-03-01 10:05
밤중에 아파트 침입해 폭행 후 납치
공범은 아직 안 잡혀...징역 최대 12년


러시아에서 한 남성이 10대 소녀를 납치한 뒤 강제로 결혼하려 한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30일(현지 시각)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연방조사위원회는 지난 18일 러시아 탐보프주에서 납치혼을 시도한 아미크 샤모얀(20)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샤모안은 18세 여성 벨라 라보얀의 집에 침입한 뒤 그녀를 폭행하고 납치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평소 라보얀을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범행에는 샤모얀의 형(24)과 아버지(48)도 가담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샤모얀과 그의 형은 소녀를 이불로 둘둘 말아 팔과 다리를 붙들고 아파트를 빠져나옵니다.

이후 이들은 차에 소녀를 강제로 태운 뒤 약 500㎞ 떨어진 니즈니노브고로드주까지 이동했습니다.


딸의 실종 사실을 알게 된 소녀의 아버지는 즉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이들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 사이 소녀는 홀로 탈출에 성공했고, 인근 지역 경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납치됐던 벨라 라보얀이 탈출에 성공하면서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샤모얀은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 자백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해서 그랬다”며 "청혼을 거절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샤모얀은 현재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범인 샤모얀의 형과 아버지는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지명 수배를 내리고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세 사람 모두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납치혼은 일부 국가에서 행해지는 전근대적인 악습입니다.

납치혼으로 악명 높은 국가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소녀들을 납치해 결혼식을 올리는 '알라 카추(Ala kachuu)'라는 결혼 풍습이 존재합니다.

2013년 키르기스스탄은 납치혼을 불법으로 규정했으나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오늘날 키르기스스탄의 결혼 5건 중 1건은 여전히 '신부 납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