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 확정부터 12년 준비했지만
개최국 최초 개막전 패배부터 최초 탈락까지
불명예 기록 줄줄이 세워
개최국 최초 개막전 패배부터 최초 탈락까지
불명예 기록 줄줄이 세워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국인 카타르가, 월드컵 최초로 3전 전패로 쓸쓸히 퇴장했습니다.
개최국이 승점을 단 한 번도 쌓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카타르가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2000파운드로, 한화로 무려 307조원입니다. 이전 개최국인 러시아보다 17배에 달하는 금액을 쏟았습니다.
11월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등 유럽 주요 리그들의 시즌이 한창이기에, 개최 전부터 유럽 국가들과 의견이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어려움을 뚫고,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어렵사리 열린 대회였기에 카타르는 '역대 최약체 개최국'이란 평가를 뚫고 이변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에 외국인 선수들을 귀화시키고, 개막 6개월 전부터 합숙 훈련을 진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거기에 관중들의 열띤 응원에 힘입어 홈 어드벤티지(home advantage) 효과를 본다면 승산이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사진=로이터
하지만 막상 마주한 세계 축구의 벽은 예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당초 카타르는 이번 대회 전까지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월드컵 개최국이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진출한 거의 최초의 사례입니다. 지난 1930년 '1회' 대회 개최국인 우루과이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진출했지만, 첫 대회라는 특수성이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세네갈, 에콰도르와 함께 A조로 편성된 카타르는 '대진 운이 좋았다'며 기대했으나, 첫 경기부터 무참히 깨졌습니다. 카타르는 지난 21일 에콰도르와 개막전에서 0-2로 완패하며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개막전에서 패배했습니다.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또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한 것도 1970년 대회 이후 52년 만이었습니다.
펠릭스 산체스 카타르 감독/사진=로이터
카타르는 이후부터 경기를 치를 때마다 새로운 '불명예'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25일 세네갈과의 A조 2차전에선, 무함마드 문타리가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을 터뜨렸으나 1-3으로 무릎 꿇으며 32개 출전국 중 가장 먼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습니다. 이로써 카타르는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개최국이 됐으며, 개막 2연패를 한 첫 개최국이란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였던 오늘(30일)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0-2로 완패했습니다.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한 건 역사상 처음입니다.
열띤 응원을 할 것이라 예상했던 관중들도 기대감을 접었는지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렇게 개최지 확정 시점부터 장장 12년을 준비한 카타르의 홈 월드컵 전략은 모든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마무리됐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