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주'라고 하면 숨 쉬지마"…후임병에 가혹행위한 20대, 항소 기각 벌금형 유지
입력 2022-11-29 16:03  | 수정 2022-11-29 16:41
군인 / 사진 = 연합뉴스
항소심서도 벌금 600만원…"군형법상 가혹행위에 해당"
"조직문화로 쉽게 저항하기 어렵기에 책임 무거워"

창원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김병룡 부장판사)는 위력행사 가혹행위와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대)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2019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공군 모 여단의 한 대대 소속으로 근무한 A씨는 후임병인 병장 B씨와 상병 C씨에게 위력을 행사해 가혹행위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씨는 B씨에게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우주'라고 말하면 숨을 참고 말을 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지구'라고 말하면 숨을 쉬고 말을 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위 행위는 100차례에 걸쳐 행해졌습니다. 또 2020년 9월과 10월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B씨의 어깨를 5차례 밀치거나, 배 부위를 손바닥으로 2차례 꼬집었습니다.

C씨에게도 2020년 12월 팔을 4분간 꼬집거나 주먹으로 10대 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같은 해 12월 19일에는 생활관에서 무릎으로 B씨의 손등과 C씨의 명치를 15초동안 동시에 누르기도 했습니다.


A씨는 피해자에게 숨을 참게 한 것은 '가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가혹행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신체활동인 호흡을 타인이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며 "장난이나 짓궂은 행동을 넘어섰고, 피고인의 행위는 군형법 제62조 제2항에서 말하는 가혹행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여러 번 피해자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점, 군대 안에서의 범행은 피해자들이 위계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쉽게 저항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무겁고 군기 확립을 위해 엄한 처벌이 필요한 점 등을 법리에 비춰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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