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선거 참패 대만 여당에 공세 "대중국 정책 조정해야"

중국이 지난 26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집권 민진당을 향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친미반중' 행보로 중국과 각을 세워온 민진당의 대중국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한편 야당인 국민당의 승리가 중국-대만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메시지가 중국발로 나왔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28일자 사설에서 민진당이 21개 시·현 단체장 중 5곳을 얻는 데 그친 선거 결과에 대해 "민진당이 필사적으로 내건 '항중보대(抗中保臺·중국에 항거하고 대만을 보위한다)' 카드가 통하지 않았다"며 이번 선거 결과가 "상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설은 이어 "이번에 좌절을 맛본 민진당이 더욱 급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소개한 뒤 "대만 독립의 위험은 어떤 분열 세력도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진당 당국은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을 조정하는 결심을 빨리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막다른 길 밖에는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또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날 기사에서 전통적으로 민진당에 비해 중국에 유화적인 제1야당 국민당의 약진이 양안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습니다.

리정광 베이징연합대 대만연구소 부소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당이 타이베이와 타오위안 시장 자리를 되찾으면서 타이베이-상하이 포럼과 같은 양안의 도시 간 교류 메커니즘이 복원되고 더 잘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의 대만 담당 당국인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27일 "이번 결과는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대만 내 주류 민의가 반영됐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대만 동포들을 단결시켜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융합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양안 동포들의 복지를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26일 21개 현·시 단체장을 선출한 지방선거에서 타이난시와 가오슝시 등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친 반면 국민당은 타이베이를 비롯해 13개 지역에서 승리했습니다.

[박통일 / tong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