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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매체 "반정부 시위 동조 이란 선수들, 귀국 후 처형 가능성 있어"
입력 2022-11-27 16:50  | 수정 2022-11-27 17:04
한 이란 여성이 얼굴에 이란 국기와 검은 피눈물 분장을 하고 25일(현지시각)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사진=AP 통신
이란 선수들, 조별리그 1차전서 국가 안 부르고 '침묵'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반정부 행위자로 분류돼 귀국 후 사형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은 25일(현지시각) 이란 선수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반정부 행위자로 분류돼 징역 등 각종 처벌을 비롯해 처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웨일스 조별리그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울려 퍼졌지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며 자국의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이들이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며 어깨동무를 한 채 침묵을 유지하자 이란 국영 TV는 생중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더 선은 "이란 대표팀은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국가를 거부한 것을 두고 감옥이나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며 "이란 관료들은 선수들에게 은밀한 처벌 위협을 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산 하지사피, 사르다르 아즈문 등은 대규모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소신 있는 발언을 했지만, 이들은 귀국 후 실제로 처벌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 9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습니다.

'마흐사 아미니'라는 이름의 22살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했는데, 이를 두고 열렬한 반정부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관중석에 있던 한 여성은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분장을 하고 ‘마흐사 아마니의 이름을 적힌 옷을 들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란은 오는 30일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미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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