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3천여명 MRI 분석 결과…미세먼지, 증상도 없이 뇌경색 가능성 높여?
입력 2022-11-24 08:43  | 수정 2022-11-24 09:07
안개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었던 지난 10일, 인왕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시내/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 농도 10㎍/㎥ 증가 시 뇌경색 발생 위험 약 20%↑
미세먼지(PM10)에 많이 노출될 경우, 무증상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MRI(뇌자기공명영상)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무증상 뇌경생 발생 위험은 약 20%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또 같은 조건에서 뇌 백질 변성 면적이 약 8%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뇌 백질이란 MRI 영상에서 뇌 중심부 옆으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을 말합니다. 이 백질에 퍼져 있는 작은 혈관들이 손상된 상태를 뇌 백질 변성이라고 합니다.

오늘(24일) 수도권을 포함한 충청·전북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듯 겨울철에 접어들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많아지고 있기에 더 철저한 대비가 요구됩니다.


서울대병원(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 신경과 정한영 교수)·보라매병원(신경과 권형민 교수)·국립암센터(김현진 교수) 공동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뇌 MRI를 촬영한 3천 257명(평균나이 56.5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의 이런 위해성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자의 거주지역별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연간 노출량으로 추정하고, 1년간의 노출량 차이가 △뇌 백질 변성(WMH) △무증상(열공성 뇌경색) △뇌 미세출혈 등의 병변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조사기간 중 전체 지역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9.1㎍/㎥이었습니다.

확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무증상 뇌경생 발생 위험은 약 20%씩, 뇌 백질 변성 면적이 약 8%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었던 지난 9일, 서울 종로 일대/사진=연합뉴스

이들 질환 모두 MRI에서는 무증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비정상적인 뇌 노화 과정으로 인해 뇌졸중이나 치매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들어있는 나노입자가 사람의 폐포 장벽을 통과하거나 혈액 세포에 직접 영향을 미쳐 염증 반응이 활성화됨으로써 대뇌의 작은 혈관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는 "미세먼지가 뇌 속 소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한 뇌 MRI 영상 분석에서 입증된 만큼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이산화질소나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다른 대기오염물질의 경우 위와 같은 병변들과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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