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벌써 눈·영하권 진입한 우크라…"겨울 추위로 수백만 명 목숨 위험"
입력 2022-11-23 13:09  | 수정 2022-11-23 13:19
우크라이나 호렌카 마을에 눈이 내렸다 / 사진 = 연합뉴스
올겨울 일부 지역 기온 영하 20도 이하 예상…"대규모 인도주의 위기 우려"
"따뜻한 옷과 담요 비축 및 봉쇄 버틸 것들 생각해야"

러시아의 대대적인 미사일 공습으로 인해 전기·난방·수도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눈이 내리고 영하권 강추위가 지속돼 올겨울 인도주의 위기를 맞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겨울철 혹한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의 올해 가을 기온이 예년보다는 온화했지만, 가을이 끝나 가면서 기온이 이미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상 전문 웹사이트 웨더닷컴에 따르면 키이우의 이날 밤 최저 기온은 영하 4도입니다. 또,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곳곳에서는 눈도 내렸습니다.

BBC 방송은 전날 키이우의 빈 놀이터와 공원 벤치, 보도가 온통 눈으로 뒤덮이고,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공식적으로 겨울이 시작되지도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기온이 훨씬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올겨울 일부 지역의 기온은 영하 20도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인도주의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커졌습니다.

CNN 방송은 동부 전선인 도네츠크주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주민들이 가스와 전기가 부족해 겨울을 나면서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올렉산드르 혼차렌코 크라마토르스크 시장은 "30년 전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장 혹독한 겨울이 될 것 같다"며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현지에서는 오랜 전쟁으로 수도와 전기, 난방 기반시설이 크게 파손됐습니다. 우크라 정부는 이미 자국의 전력시설 절반 이상이 망가졌다고 밝혔습니다.

키이우의 주요 민간 에너지 공급업체 야스노의 대표 세르게이 코발렌코는 "내년 3월 말까지 정전 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 2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정전된 한 아파트 안에서 불빛이 보이고 있다 / 사진 = 로이터

그는 "최악의 경우를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따뜻한 옷과 담요를 비축하고, 긴 봉쇄를 버티는 데 도움이 될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주민들에게 물자를 비축하도록 하고, 최근 탈환한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등 피해가 심한 지역 주민들에게는 아예 대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한스 헨리 클루게 유럽지역 국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겨울은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며 "병원과 의료시설 수백 개가 더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료와 물, 전기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우크라 정부는 내년 봄까지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남부 헤르손을 탈환하며 드니프르강 서쪽을 장악한 우크라군은 강 너머까지 장악중입니다.

22일 우크라 남부 미콜라이우주의 군정 당국은 우크라군이 강을 넘어 드니프르강 하구 킨부른 반도 서부를 대부분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국방차관은 "올해 말까지 남부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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