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르헨 2-1로 격파
사우디 정부 "23일 국경일 지정"…관공서 일제히 문 닫아
사우디 정부 "23일 국경일 지정"…관공서 일제히 문 닫아
피파 랭킹 51위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랭킹 3위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어제(22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의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전반 10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을 때만 해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앞서 메시는 월드컵에 4차례 출전했지만, 준우승(2014 브라질 대회)에 그쳤습니다. 때문에 이번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서 "꿈을 이루겠다"며 나섰었습니다.
그러나 예상 못했던 사우디전 패배로 아르헨티나는 A매치 연속 무패 행진을 36경기에서 마감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전에서 이겼다면 이탈리아의 축구 A매치 최다 무패 기록(37경기)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B조 1위로 통과,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잡아 조 선두로 나섰습니다.
멕시코, 폴란드와 조별리그 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C조 최강 아르헨티나를 잡은 만큼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영국 BBC는 "최근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3개 나라는 대회 우승(2014대회 독일, 2018대회 프랑스)을 차지하거나 결승에 올랐다(2018대회 크로아티아)"며 "사우디의 결승 진출을 예상하는 전망은 거의 없겠지만, 사우디가 16강에 진출했던 1994년 대회의 영광을 재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모두가 예상했듯, 초반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주도했습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페널티 지역 안 경합으로 인해 메시에게 페널티킥 기회가 생겼습니다. 키커로 나선 메시는 상대 무함마드 알우와이드 골키퍼와 정반대로 방향을 잡고 가볍게 골을 넣었습니다.
메시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월드컵 본선 통산 7번째 골입니다.
이후에도 메시를 필두로 아르헨티나가 우세한 공격을 이어갔지만 연속해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습니다.
전반 22분, 전반 27분, 전반 35분 등 전반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오프사이드가 무려 7개였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반에서 아르헨티나의 골을 한 번 막고, 후반부터 반격에 나섰습니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최전방에 선발로 나선 살리흐 알샤흐리가 피라스 부라이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 왼발 슛으로 골을 넣으며 경기에 균형을 맞췄습니다.
5분 뒤에는 살림 다우사리가 아르헨티나 수비진 4명을 벗겨내며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를 2-1로 뒤집었습니다.
다급해진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파레데스를 엔소 페르난데스로 교체하는 등 3장의 교체 카드를 한꺼번에 가동하며 전열을 재정비했습니다.
5분 뒤인 후반 18분,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가 골대 앞에서 슈팅 기회를 맞이했으나 왼발로 건드린 공이 알우와이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도 아르헨티나가 맹공격을 이어갔지만, 알우와이스를 필두로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어는 뚫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월드컵 역사 최대 이변으로 남을 역전승이 완성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승리를 기뻐하며 오늘(23일)을 국경일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증시가 휴장하는 등 관공서도 일제히 문을 닫았습니다.
걸프지역 유력 일간지 '칼리즈 타임즈'는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이변으로 언급되는 1990년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잡은 뒤 카메룬도 곧바로 공휴일을 선언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