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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각종 시상식 패싱…학폭 피해자, "누구도 폭행이라고 생각 안 해" 해명
입력 2022-11-15 11:56  | 수정 2022-11-15 13:07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사진=연합뉴스
최동원상, 일구상 외면…'학폭 처벌 전력' 발목 잡아
학교 폭력 피해자, 공동 입장문 내 "학폭 아냐" 해명

올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안우진(23)이 시상식에선 철저히 외면받았습니다. 학교폭력 처벌 전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시즌이 끝나면 언론사와 일구회,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등의 주최로 수많은 프로야구 시상식이 열립니다. 그런데 이미 몇몇 행사는 안우진을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지난 10일 안우진을 최동원상 후보에서 제외한 데 이어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도 어제(14일) 안우진이 빠진 채로 최고 타자 상, 최고 투수상 등의 수상자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안우진이 최동원 정신에 부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구회 역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일구상 수상자 선정은 안우진을 후보에서 제외한 최동원상보다 먼저 진행됐다"며 "기록만 따지면 안우진이 최고 투수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메이저리그 월드투어-코리아시리즈에 나설 팀 코리아 명단을 확정하면서 학폭 처벌 전력 등으로 부정적 여론이 강한 안우진을 뺀 것을 고려해 고우석을 최고 투수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안우진은 오는 17일 열리는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을 비롯한 몇 안 되는 행사에만 참석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O 시상식에서는 평균자책점 및 탈삼진 부문에서 트로피를 받습니다.

성과만 본다면, 안우진이 시즌 종료 후 시상식에서 투수 관련 각종 상을 대다수 받아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휘문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폭 가해자로 징계받았던 전력이 '주홍글씨'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와중, 2017년 당시 '안우진 학교 폭력 사건' 피해자로 지목된 휘문고등학교 선수들이 오늘 <안우진 사건 관련자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더 팩트 보도에 따르면 안우진 사건 관련자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저희를 학교폭력의 피해자라고 하지만 아무도 당시 상황을 폭행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우진이 왜 손가락질 받아야 하고 '최동원상 수상 대상자'도 될 수 없는지 저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피해자라고 확인된 저희 포함 네 명이 수사 대상이 된 것이기 때문에, 당시에 다른 피해자는 있을 수가 없다. 안우진이 다른 (휘문고)선배들과 저희를 집단 폭행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2017년 경찰에 진술한 진술조서에도 정확히 나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향후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안우진 패싱이 계속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안우진 사건 관련자 공동 입장문(전문)

안녕하세요 저희는 2017년 기사로도 보도됐던 안우진 선배 학교 폭력 사건 피해자라고 지목되었던 A, B, C입니다.

안우진 선배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밝혀지기를 기원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최근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배에게 염산테러를 가하겠다는 협박 게시글까지 올라오는 상황에 이젠 더 이상 저희가 두고 보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언론에서는 저희를 학교폭력의 피해자라고 하지만 저희는 아무도 당시 상황을 폭행이라고조차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운동부 생활을 함께하면서 있을 수 있는 선배의 훈계 수준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2017년 당시부터 저희는 선배와 아무 문제 없이 잘지냈던 것입니다.

만일 언론에 보도된 대로 저희가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으로 무자비하게 구타당했다면 당시에 저희나 저희 부모님들이 선배를 용서했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안우진 선배는 오히려 저희를 잘 챙겨줬던 좋은 선배입니다.

이런 선배가 왜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아야 하고 심지어 최동원상 수상 대상자도 될 수 없는지 저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안우진 선배의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더라, 폭행이 가혹하고 잔인했다더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더라, 안우진 때문에 후배가 야구를 그만뒀다더라 등의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학폭위 관련자 중 안우진 선배와 관련 있는 피해자라고 확인된 저희 포함 네 명이 수사 대상이 된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 다른 피해자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안우진 선배는 평소에 후배들을 얼차려 시키고 구타하는 선배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살갑게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선배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안우진 선배가 다른 선배들과 함께 저희를 집단 폭행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2017년 당시 경찰에 진술한 저희의 진술조서에도 정확히 나와 있습니다.

저희도 나름 당시 동기들과 선배들을 통해 안우진 선배에 대해 확인도 했지만 다들 저희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저희와의 사건으로 인해 안우진 선배가 자격정지 3년의 징계를 받고 구단으로부터도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하고 지금까지도 가혹한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받고 있는 현실을 본다면 진짜 피해자는 저희가 아니라 안우진 선배입니다.

만약 또 과거의 진실과 다른 이야기가 언론 등을 통해 나온다면 그 때는 저희가 안우진 선배를 지킬 것입니다.

저희는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피해자라고 지목된 저희가 학교 폭력이 아니라는데 왜 이 사건이 학교 폭력이라고 지칭되는지 저희조차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안우진 선배를 계속 응원할 것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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