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원 위주 수사에 좌절 느껴"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 및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350여 명의 사상자가 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재난안전관리 총책임자인 이 장관의 책임을 물은 겁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오늘(14일) 서울 마포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사무실을 찾아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공노총 소방노조)이 14일 서울 마포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사진 = 소방노조 제공
소방노조는 "참사의 첫 요인은 현장 대응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예방 조처가 잘못돼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 2의 참사를 막기 위해 총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소방노조는 "이태원 참사는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닌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였으며 또한 해마다 반복적으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지난달 29일 그 안전 관리는 무너졌다. 행안부 장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참사가 일어났을 때 최고책임자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도 마찬가지로 현장 대원들 위주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핵심적인 예방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은 행안부 장관과 같은 윗선에서 결정하고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그 부분을 수사하고 정확한 책임을 물었을 때 규명된다"고 강조했습니다.
14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모인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고발대리인인 최종연 일과사람 변호사는 "이 장관은 재난 안전 관리 총괄임에도 주최자 없는 행사와 비정형적 다중인파를 방치했다"며 "재난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주최가 없는 행사도 안전 관리와 재난 대비가 필요하지만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수본은 직무유기 혐의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통보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관련 법에 따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