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11일 재판 앞두고 전자발찌 끊어 도주
검찰이 12일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한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조카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13일 김 전 회장 조카 A 씨의 서울 자택에서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를 압수해 도주 경위와 경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도주하기 전 함께 있었던 사람이 A 씨였다는 점을 토대로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다만, 친족의 도주를 도운 경우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도록 한 형법 규정에 따라 경찰은 A 씨를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A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김 전 회장 휴대전화 유심을 바꿔 끼우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기록하는 SD카드를 빼놓은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11일 오후 1시 30분쯤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차고 있던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했습니다. 도주 시점은 결심 공판이 열리기 약 1시간 30분 전이었습니다.
그는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해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아왔습니다.
검찰은 최근 김 전 회장이 이 재판에서 중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밀항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해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달 26일 보석 취소를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도주 전날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확정됐다는 소식이 (도주 결심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현재 김 전 회장이 이미 다른 국가로 밀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얼굴 사진을 배포하고 공개 수배하는 등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메신저 등을 통해 밀입국 브로커와 연락할 가능성 역시 추가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지금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철저하게 밀항을 막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아닌 일본, 베트남 등으로 밀항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김 전 회장이 도주한 직후인 오후 2시 50분쯤 검찰의 보석 취소 청구를 뒤늦게 받아들였고 결심 공판은 다음 달 6일로 미뤄졌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