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용산소방서방 발끝이라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나"라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장관 본인도 사표를 내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사퇴론을 일축한 겁니다. 야권에서는 이 장관의 '폼나게 사표 던진다'는 표현에 "뻔뻔하다", "환장할 노릇", "절망과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중앙일보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국민은 그럴 자격 자체가 없으니 물러나라 하고 있는데 눈감고 귀막고 혼자서 사고수습하고 진상규명하고 재발방지책 만들겠다며 우기고 있는 행안부 장관"이라며 "157명의 생목숨을 잃은 이 참사 와중에 사퇴하는 걸 '폼나게 사표 던지는' 일로 표현하는 재난 총괄 책임자의 멘탈에 절망과 분노가 치민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참 뻔뻔한 장관"이라며 "김은혜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가 떠오르는 개탄스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비번임에도 참사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특수본 수사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총 책임지는 주무장관임에도 참사 당일 집에만 있던 이 장관은 '폼나게' 타령으로 자리를 버티고 있다.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습니다.
서 상근부대변인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일선 소방서장보다 못한 처신이 부끄럽지도 않느냐"며 "큰 권한에는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 이 장관은 용산소방서장의 발끝이라도 쫓으면서 '폼나게' 타령을 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행안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죽음에 '안전'을 담당하는 부처의 장관이 책임지라는 경고"라며 "완장찬 장관 나으리가 폼이나 잡으라는 제안이 아니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폼나게' 사표 던지면 안되겠다. 파면으로 '혼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 장관은 자신에 대한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사고 수습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차차 말씀드리겠다", "지금은 사고 수습에 전념하면서 고인들을 추도하고, 유족들을 위하고 병상에 계신 분들이 빠른 쾌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하는 등 '사고 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