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미국 미인대회 우승자…"역사상 처음"

"트랜스젠더라 뽑혀" vs "우승을 축하한다"

미국에서 열린 지역 미인대회에서 이 대회 최초로 트랜스젠더 여성이 우승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스 아메리카 지역 예선인 뉴햄프셔주의 미인대회에서 19세 브라이언 응우옌이 우승했습니다.

브라이언이 참가한 '미스 그레이터 데리'는 1983년부터 시작된 미인대회로, 미스 뉴햄프셔 대회와 미스 아메리카 대회를 위한 예선전이기도 합니다.

우승자는 7500달러(한화 약 990만 원)의 장학금을 받게 됩니다.

대회 홈페이지에는 "그레이터 데리 지역에 사는 17~24세의 젊은 여성 중 학업, 재능, 인성, 사회봉사 및 태도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여성에게 장학금 7500달러를 수여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응우옌은 자신의 SNS에 "미스 아메리카 100년 역사에서 나는 공식적인 첫 번째 트랜스젠더 타이틀 소유자가 됐다"면서 "'미스 뉴햄프셔'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지역을 대표할 기회를 가지게 돼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응우옌은 내년 4월 미스 뉴햄프셔 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응우옌의 우승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의 우승을 축하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응우옌은 생물학적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미스' 아메리카는 아니지 않냐"며 "응우옌이 다른 여성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편,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국 연방 제9항소법원은 미스USA 선발대회 주최 측이 트랜스젠더의 참가 신청을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해당 재판은 트랜스젠더이자 인권운동가인 애니타 그린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겁니다. 당시 그린은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이들만 미스USA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오리건주의 차별금지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공공시설에서 성차별을 금지한 오리건주 법을 미스USA 대회에 적용하는 것은 대회 주최 측이 미국 헌법에 따라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습니다.

아울러 미스USA 주최 측이 추구하는 여성성을 구현하기 위해 참가자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