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인사이드] '엘시티 게이트' 이영복, 출소하자마자 재수감 기로
입력 2022-11-12 09:00 
지난 2016년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 체포 당시 모습 / 사진 = MBN 보도

"먹먹해, 잘 모르겠어요."

부산 정관계를 뒤흔든 '엘시티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이 지난 9일 6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서 내뱉은 말입니다.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아직 남은 또 다른 재판을 염두에 두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엘시티의 실소유주인 이 회장은 엘시티 시행사를 운영하면서 회삿돈 704억 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챈 혐의, 그리고 정관계 유력인사들에게 5억 3천만 원 상당의 금품 로비를 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6년 11월 구속기소 됐습니다.

1년 만에 열린 1심 선고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이 회장은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징역 6년으로 감형됐습니다.


이 회장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출소 직후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은 재판은 3건
-이달 말 '명절선물 사건' 항소심 선고


이 회장은 당분간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하지만, 출소한 지 3주 만인 오는 30일 또 다른 재판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명 '명절선물' 사건.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부산시 건축직 공무원 9명에게 150만∼36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준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습니다.

1심 법원은 이 회장에게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장과 검찰 모두 항소했고, 검찰은 1심 때와 똑같이 이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한 상태입니다.

이번 선고 결과에 따라 다시 교도소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밖에 이 회장이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속여 1조 9천억 원이 넘는 분양 보증을 받아낸 사건도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엘시티PFV와 전망대 매매 계약을 맺으면서 수수료를 부풀려 빼돌린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입니다.

-대장동이 다시 소환한 엘시티
-"엘시티 사건 진상규명 계속 돼야"

부산 해운대 엘시티 전경 / 사진 = 연합뉴스

2016년 이영복 회장이 구속된 이후 한동안 언론의 관심에서 조금 벗어나 있던 엘시티는 지난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계기로 다시 소환됐습니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계기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정부·여당을 공격하자 민주당이 '엘시티 사건'을 반격 카드로 거론한 것입니다.

지난해 9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로 부산을 찾은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사업보다 엘시티 사업이 더 문제"라며, 엘시티 사업을 대표적인 ‘국민의힘 부패 커넥션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영복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산 배덕광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대선 이후 부산시장 선거와 부산시 국정감사에서도 엘시티는 대장동과 비교되며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시민사회는 엘시티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이 회장의 출소 여부와 상관없이 진상규명은 계속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 hachi@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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