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통령실의 급작스러운 결정에 일정 급히 바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조치" 철회 요구하기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조치" 철회 요구하기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2개국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받은 MBC는 하루 전 민항기를 타고 먼저 출국해 이미 도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MBC에 대한 언급 없이 김 여사와 함께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캄보니아 프놈펜으로 출국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공항에 나온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며 짧은 대화를 나누고, 윤 대통령은 검은 정장 차림의 김 여사 손을 잡고 전용기 트랩에 올랐습니다.
한편 지난 9일 대통령실로부터 전용기 탑승 불허 통보를 받은 MBC 취재진은 전날 오후 7시 30분 민항기를 타고 출국해 이날 새벽 2시 정도에 캄보디아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MBC는 뉴스를 통해 인천에서 캄보디아로 가는 비행편이 많지 않다 보니까, 대통령 전용기는 그러니까 공군 1호기는 내일 출발하지만, 민항기로는 1호기와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하루 먼저 현지로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저희 취재진은 입국 수속을 위해서 대통령실에 여권을 미리 맡겨놓은 상태였다”며 대통령실의 이런 급작스러운 결정에 일정을 바꿔 급하게 출발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MBC가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뉴욕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자막이 담긴 첫 보도를 한 뒤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아 이와 같은 조치를 했습니다.
윤 대통령도 전날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출입기자단은 순방 비용을 자사에서 전액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전용기에 함께 탑니다. 이에 MBC 측은 기자의 전용기 탑승에는 세금이 전혀 안 들어간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전용기는 그 자체가 취재 현장”이라며 1호기에서 배제되는 것 자체가 취재 제한이고 취재 거부인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도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는 일방적 조치”라며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한국방송협회는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중 MBC 취재진에 대해서만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는 조치를 내렸다. MBC에서 반복적으로 왜곡·편파 보도가 이뤄졌기 때문에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법정에서 다툴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특정 언론사의 보도를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취재에 제약을 주는 조치를 한 것은 우리의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4박 6일 동안 순방길에 나섭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유·평화·번영에 기초한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아세안 정책 기조인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며,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캄보디아를 비롯해 태국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장국 정상 오찬과 환영 만찬에 참석한 후 오후 늦게 귀국길에 오르며 한국에는 16일 오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