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통령실 "MBC, 순방 전용기에 못 탄다"…MBC "명백히 취재 제약"
입력 2022-11-10 07:29  | 수정 2022-11-10 07:30
지난 9월 18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미영캐 3국 순방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이륙을 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왜곡, 편파 방송 방지 위한 불가피한 조치"
배현진 "MBC는 부자 회사이니 잘 지원할 것" 비꼬아

대통령실이 이번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에서 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기로 결정하자 MBC는 "언론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MBC 아나운서 출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MBC는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들을 잘 지원할 것"이라고 대통령실 입장을 옹호했습니다.

대통령실은 9일 밤 MBC 출입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 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며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해외 순방 때는 출입 기자들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합니다.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하면 대통령 일정과 회담 등을 제시간에 취재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28일 국민의힘이 서울 마포구 MBC문화방송 본사를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보도와 관련해 항의 방문하여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앞서 MBC는 지난 9월 22일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을 최초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 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떠날 때 주변 참모진에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내보냈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을 부정했으며 아울러 '바이든'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박성제 MBC 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해당 보도 경위 설명을 요구했고, 여당인 국민의힘도 MBC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왜곡 보도를 했다고 MBC를 항의 방문하는 등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MBC는 대통령실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내고 "언론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 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 활동을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허위자료 제출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MBC 아나운서 출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도어스텝핑 등 그 어느 정부보다 언론에 적극적인 정부이기에 언론 통제라고 하기엔 MBC도 궁색할 것"이라며 "취재 자체를 불허한 것이 아니고 전용기 탑승만 제공 않겠다는 것이니 순방 취재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그간의 숱한 왜곡, 편파 방송 등을 시정하고 재발 방지해달라는 요청을 일관되게 묵살해온 MBC 측에 정부가 고심 끝에 응답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MBC가 자산이 많은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들이 편안하게 민항기를 통해 순방 다녀오도록 잘 지원할 것이라 믿는다"고도 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내일(11일)부터 4박 6일 동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 20개국 정상 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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