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79회 출동·생존자 6명 구조·5명
"한 번도 요구조자 놓친 적 없다, 너무 고마워"
"한 번도 요구조자 놓친 적 없다, 너무 고마워"
험한 강원도 산악지역을 수색하며 7년여간 많은 구조자에 희망을 안긴 인명구조견 마루가 지난 10월 4일 속초시 설악동에서 80대 실종자를 안전하게 가족들에게 돌려보낸 일을 끝으로 제2의 '견생'을 시작합니다.
2015년 12월 23일 강원도소방본부에 소속된 마루는 지금까지 현장에 179회 출동해 생존자 6명을 구조하고 5명의 망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어엿한 구조대원입니다.
현재 10살이 된 마루와 6년 11개월을 함께한 핸들러 최헌(47) 소방장은 마루가 강인한 체력과 특유의 세심함 덕에 단 한 번도 요구조자를 놓친 적이 없다고 자부했습니다.
최 소방장은 "마루가 요구조자를 지나친 적이 없기 때문에 수색 구역에서 요구조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자신 있게 '없다'고 얘기할 수 있었다"며 "그러면 구조대원들이 다른 구역으로 옮겨 수색을 이어가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수색하는 마루와 최헌 소방장 / 사진=연합뉴스
마루는 2017년 8월 화천군 상서면 구운리 만산동 계곡에서 약초를 채취하다 실종된 4명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냈고, 2021년 11월에는 금대리 치악산 인근에서 인원 29명이 끝내 찾지 못한 40대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최 소방장은 그런 마루를 험한 수색 현장에서도 한 번도 뒷걸음 친 적 없을 정도로 용감하고 강인한 구조견이라고 회상했습니다.
원래 인명구조견은 8살을 전후로 은퇴하지만 마루는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도록 활약한 덕에 조금 더 오래 활동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최 소방장이 사는 강릉시 옥계면에서 반려견으로서 남은 견생을 살게 됩니다.
최 소방장은 "마루와 함께한 모든 현장이 잊히지 않는다. 작년에 은퇴했어야 했는데 늦어져 미안하다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