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이게 웃깁니까"·김재원 "들킨 게 잘못"…'김은혜 메모' 파문
입력 2022-11-09 11:25  | 수정 2022-11-09 13:29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 사진=MBN
국감 뒤흔든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
이재명 “정부 과오로 꽃다운 생명 잃었는데…”
박홍근 “참사 책임지기는커녕 웃을 때인가”
김은혜 “다른 사안으로 적은 것…물의 빚어 죄송”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노트에 ‘웃기고 있네라고 필담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 (이태원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이 장이 웃겨 보이냐”며 강하게 비판한 반면,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들킨 게 잘못”이라며 일부 감싸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야권은 김 수석의 메모를 놓고 이 정부의 저열한 인식 태도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질타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부의 김은혜 수석 등 관계자들이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국회의원 질문 과정에서 ‘웃기고 있네 이런 메모를 하다가 문제가 됐다”며 꽃다운 생명들이 명백한 정부의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그 원인을 규명하는 이 장이 웃겨 보이냐”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총리부터 사퇴하는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전면적 국정 쇄신을 해야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같은 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체 이 정부 인사들은 무엇이 그리 웃긴가”라며 156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참사 앞에서 비통해하며 책임지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지금 웃을 때인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여권에서는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들킨 게 잘못”이라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실 참모들의 민주당을 보는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견자교의 전설을 생각한다면 이게 국회에서 질문, 답변을 받는 정부 측 입장에서는 항상 벌어지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옛날에 국무위원들이 국회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대답하다 돌아간다. 다시 청사로 돌아가는 차를 타고 가다가 여의도를 벗어날 때쯤 되면 정신을 차리고 국회를 보고 한마디 하는데 견자라고 한다”며 개 견 자, 아들 자 자. 그래서 마포대교, 서강대교를 견자대교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의원들 사이의 오래된 정설”이라며 지금 이 두 분도 얼마 전까지 국회의원을 하던 김은혜 의원 또는 과거 국회의원을 했던 강승규 의원이 아마 처지가 이렇게 되니까 자기들끼리 표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다. 들킨 게 잘못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가 지운 모습. / 사진=MBN

앞서 김 수석은 전날 진행된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장에서 강득구 민주당 의원 질의 중 강 수석이 들고 있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강 의원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및 김성한 안보실장에게 참사 원인을 경찰서, 소방서로 떠넘기고 있는 꼬리 자르기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 꼼꼼히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는 질문 도중 이 같은 메모를 적은 겁니다.

당시 김 수석은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며 그 사안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 (메모지) 안에 적은 것이 (민주당) 의원님 말씀처럼 비칠까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해명한 뒤 퇴장당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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