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송이 1400만원' 日 고급 포도 '루비로망'…한국에 묘목 유출
입력 2022-11-08 17:58  | 수정 2022-11-08 18:24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 '루비로망' / 사진 = 연합뉴스
최소 5년전 유출된 것으로 파악…정확한 유출 경로 파악 못해
한국 등 47개 국가에 상표 등록 준비 진행중

이시카와현(石川県) 산 고급 포도인 ‘루비 로망(Ruby Roman)의 묘목이 한국으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7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나는 고급 브랜드 포도 ‘루비 로망의 묘목이 해외에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에 한국에서 루비 로망이 팔린다는 TV 보도를 계기로 해외 유출 사실을 이시카와현의 담당자가 파악했습니다.

이에 올해 8월 이시카와현은 서울 시내 백화점과 고급 슈퍼마켓 등 총 3개 점포에서 ‘루비 로망을 구입해 3송이를 국가 연구기관에 감정 의뢰했습니다. DNA 감정 결과 한국에서 사 온 루비 로망은 이시카와현의 루비 로망과 유전자형이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본은 생육 기간을 살펴볼 때, 최소 5년 전에 묘목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시카와현은 농가의 묘목 관리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지만, 정확한 유출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현은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계약을 맺은 현내 농가에 한정해 묘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루비 로망은 한 알 무게가 20g 이상, 당도는 18도 이상으로 1995년부터 14년에 걸쳐 이시카와현이 개발한 독자 브랜드 포도입니다. 루비로망은 지난 7월 일본 국내 첫 경매에서 한 송이에 150만 엔(한화 약 1420만 원)에 팔린 고급 포도이며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도 즐겨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한국에서 팔리던 ‘가짜 루비로망은 일본 현지에서 생산된 것에 비해 모양이 고르지 않고 색깔이 나쁘다고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입자도 작고 당도는 16.7도로 높지만, 이시카와현이 기준으로 하는 18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국제 식물 신품종보호연맹(UPOV) 협약에 따르면 출시된 지 6년 이내 신품종에 한해 다른 나라에 품종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시카와현은 출시 6년이 지나고 나서도 한국에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아 재배·증식 금지 등의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이시카와현은 상품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각국에서의 상표 출원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이미 등록을 마쳤으며 한국 등 모두 47개 국가와 지역에서 상표 등록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이시카와현은 지난 9월 한국 특허청에 루비 로망에 대한 상표 등록 출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한국 특허청이 이를 받아들이면 '루비 로망' 명칭을 쓰는 한국 농가는 로열티를 주고 판매 또는 수출해야 합니다.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20년 최초로 루비 로망 생산·판매를 위한 신고 등록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17개, 올해 8월까지는 25개 농가가 재배 신고를 했습니다. 또 특허심판원은 지난 8월 말 전남의 한 업자가 보유하고 있던 '루비 로망(ruby roman)' 상표권을 무효로 했는데, 이 업자는 2019년 9월 상표를 등록했습니다. 현재 국산 루비 로망은 한 송이당 8만 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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