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돋보기] 참사 당일 형사들은 어디에…사고 우려 보고서 삭제돼
입력 2022-11-07 07:00  | 수정 2022-11-07 07:18
【 앵커멘트 】
참사 당일 각 기관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사회부 김태형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김 기자, 앞선 리포트 내용처럼 참사 당시 마약 단속을 위해 형사들이 인근에 대기하고 있었잖아요? 정확히 어디에 있었습니까?

【 기자 】
네, 당일 이태원역 일대에는 마약 단속을 위해 형사 50여 명이 있었는데요.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 지도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사고 지점 바로 앞뒤 도로에서 순찰이 이뤄졌고, 녹사평역 등 인근에서도 형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형사들이 현장에 투입된 시간이 오후 8시 50분쯤이었고, 9시 반에는 대형 인파를 분산시키기 위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고 인지는 최초 소방 신고로부터 약 30분 뒤인 10시 44분에나 이뤄졌습니다.

비록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인근에 있던 것에 비해 실제 사고 인지가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인데요.


앞으로 수사나 감찰을 통해 더 밝혀져야 할 내용입니다.


【 질문2 】
또, 용산경찰서 경찰이 핼러윈 기간에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작성한 보고서가 삭제됐고, 이를 작성한 직원에 대해 조직적인 회유 의혹도 있다고요?

【 기자 】
네, 해당 보고서는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이 만들었는데요.

보고서에는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보고서가 상부에 전달되지는 않았는데, 참사 이후에 모두 삭제됐습니다.

용산경찰서는 규정에 따라 삭제했다는 입장이지만, 보고서를 작성했던 직원을 상대로 조직적인 회유 작업이 있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가 용산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포착했는데요.

용산서 정보과 간부들이 정보관들의 안전사고 관련 보고를 묵살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 질문3 】
이태원에 설치된 CCTV로 사고 당시 순간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빠른 초동조치가 안 됐던 부분도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기자 】
네, 용산구청 관제센터에서는 CCTV를 통해 이태원 일대를 24시간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참사가 있던 당일도 근무자가 현장을 비추던 CCTV를 보고 있었지만, 행정안전부에 참사와 관련한 보고가 이뤄지질 않았다고 합니다.

규정에는 관제실 요원이 비상상황 시 경찰이나 행안부에 전달하게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당시 근무자는 일지에 화질이 좋지 않아 먼 거리 식별이 어렵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결국, 10시 15분쯤 첫 신고를 받은 소방청이 10시 28분에 서울시, 10시 29분에 용산구, 10시 48분에 행안부로 상황 발생을 전달했습니다.

행안부는 10시 53분에 서울시와 용산구에 상황 관리를 지시했습니다.


【 질문4 】
어제(6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모든 안전관리 매뉴얼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고, 오늘(7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한다고요?

【 기자 】
네, 어제 한덕수 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한 달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죠.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우리 사회의 안전 저해 요소를 점검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가 진행됩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까지 참여해 지금의 재난안전관리 체계를 진단하고 제도 개선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명동성당 추모 미사에 참석하며 사흘째 종교계를 찾기도 했는데요.

비공개 참모회의에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면서도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에 대한 문책 요구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 질문5 】
공식적으로 국가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추모는 계속되고 있다고 하죠. 그만큼 참사 원인 규명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특수본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애도기간이 끝나 대부분 분향소가 철거됐고 이제는 추모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녹사평역 분향소는 일주일가량 문을 더 열어둘 예정인데요.

서울 시내에서만 11만 7천여 명의 조문객들이 분향소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고 책임 규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경찰 특수본은 총경급을 포함해 13명의 인원을 보강해 514명으로 몸집을 불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곧 사고 책임자로 거론되는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이 소환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할 때 영장에 적시된 혐의가 업무상 과실치사였던 만큼, 이들에게 적용될 혐의도 같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영상편집: 김민지
그래픽: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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