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상일, 최정 결승 진출에 바둑 중 자기 뺨 때리고 눈물 보여
입력 2022-11-06 16:11  | 수정 2022-11-06 16:27
4일 메이저 세계기전 4강에서 변상일과 최정이 겨루고 있는 모습. / 사진=유튜브 갈무리
최정, 여자 기사 최초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 진출
변상일 행동에 누리꾼 "폭력적 행동" VS "괴로움 이해된다" 반응

'바둑 여제' 최정(26) 9단이 여자 프로 기사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경기를 치른 변상일(25)이 자신의 패배를 확신하며 보인 행동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4강)에서 한국 바둑 랭킹 30위 최정은이 랭킹 2위인 변상일 9단에게 169수 만에 흑 불계승했습니다.

2010년에 프로로 데뷔한 최정은 데뷔 이후 12년 만에 사상 최초로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에 진출한 여자 선수로 기록됐습니다.

최정은 그동안 변상일과 상대 전적에 5전 전패를 당하며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이번 세계 대회 준결승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패색이 짙어진 변상일 9단이 대국 중 자책의 눈물을 보일 정도로 최정 9단의 완승이었습니다.

당시 변상일은 바둑을 두던 중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습니다. 그는 쓰고 있던 안경을 위로 올리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안형준 해설자는 "분명 저렇게 움직이는 동작이 최정 9단 귀에도 들릴 것이다. 가까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저런 행동을 취한다는 건 감출 수 없을 만큼 자기가 잘못 걸려들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변상일 9단의 이러한 반응은 이해가 된다"면서 "스스로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승부사는 지는 괴로움이 이기는 기쁨에 비해서 너무 크다. 오죽하면 이세돌 9단이 지기 싫어서 이긴다는 말을 했겠냐"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변 9단은 자책하듯 자신의 뺨을 여러 차례 내려쳤습니다.

안 해설자는 "최정 9단은 변상일 9단이 격한 반응을 보일 때마다 호흡이 커졌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현장에서 소리가 안 들릴 수가 없다"면서 "변상일 9단은 본인도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최정 9단 표정은 거의 죄인이 된 기분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패배를 확인한 변 9단은 빠르게 자리를 떴습니다.

한편,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바둑에서 경기 중 변상일이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쳤습니다.

몇몇 누리꾼은 "너무 폭력적인 행동", "무례하고 프로답지 못하다", "변상일 선수 멘탈(정신력) 관리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변상일 선수 감정이 이해된다"면서 "뭐 해보지도 못하고 졌다는 생각에 괴로워 격한 행동이 나온 것 같다"고 변 9단을 옹호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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