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대장부'라는 뜻의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윤 청장이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 같은 글을 게재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청장은 5일 오후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에 '득수반지미족기 현애살수장부아(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직역하면 '나무를 잡고 오르는 것은 기특한 일이 못되니 천길 벼랑에 손을 놓을 줄 알아야 대장부'라는 뜻으로 중국 송나라 선사 야부도천(冶父道川)이 지은 한 게송(불교 노래) 중 일부 내용입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린다고 낭떠러지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으니 손을 놓고 결과를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를 격려할 때 인용한 문구이기도 합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윤 청장은 지인들과 충북 제천을 방문해 산행 후 잠이 들었다가 상황보고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튿날 오전 0시 14분이 돼서야 상황담당관 전화를 받고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윤 청장은 지난 1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중 '참사에 책임지고 사퇴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안 해결과 사고 수습, 향후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며 "나중에 (감찰과 수사) 결과가 나왔을 때 그(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어느 시점이 됐든 상응한 처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