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 분석…구체적 지시내린 정황
지난 5월 발생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테라 시세조종 혐의를 뒷받침 가능한 물증이 확보됐습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최근 권 대표가 테라폼랩스 직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분석 중입니다. 분석을 통해 권 대표가 해당 직원에게 테라의 시세를 조종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테라는 대표적인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algorithm controlled stablecoins)입니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계속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암호화폐입니다. 알고리즘을 통해 1테라의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두고 권 대표는 테라가 실제 자산 가치와 연동돼 가치 변동성이 최소화됐다고 홍보한 전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러한 홍보와 달리 권 대표가 특정 가격에 맞춰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또 싱가포르를 떠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유럽의 한 국가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권 대표는 지난 9월 7일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으나 두바이에 입국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권 대표의 여권은 무효가 된 상태입니다. 외교부는 지난달 5일 권 대표에 대한 '여권 반납 명령 통지 송달 불능' 공시를 게재해 같은 달 19일부로 무효가 됐습니다. 이어 지난 2일까지 여권을 반납하지 않아 권 대표의 여권은 전날인 3일부로 효력이 완전히 상실됐습니다.
검찰은 앞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권 대표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신병 확보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합수단은 지난 5월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해 7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등 15개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고 있습니다.
국제 형사기구(인터폴)는 권 대표에 대해 적색 수배령을 내렸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