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조될 때까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요"…'광산 매몰' 가족의 편지
입력 2022-11-04 15:40  | 수정 2022-11-04 15:44
광산에 매몰된 가족이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은 편지 / 사진 =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봉화 광산 매몰 10일째 고립 2명, 생존 확인 아직

경북 봉화에서 아연 광산이 매몰된 지 10일이 경과한 가운데 아직 광부 2명이 고립돼 있습니다. 고립된 작업자들의 가족은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손편지를 썼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오늘(4일) 오전 가족들의 손편지를 비롯해 식염포도당, 미음, 종합 진통해열제, 간이용 보온덮개, 음료 등 기최의약품과 야광스틱 등을 지하 갱도에 내려보냈습니다.

광산에 매몰된 가족이 삼촌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을 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땅속 '구조예정 지점'으로 연결된 천공을 통해 가족들의 편지가 보내진 겁니다.

가족들은 "아버지, 밖에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삼촌, 삼촌 구조하기 위해 구조 대원들이 노력하고 있어요. 구조할 때까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요. 삼촌 사랑합니다. 힘 잃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편지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구조 당국이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한 천공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구조 당국은 190m 땅속에 고립된 광부 2명의 생존반응 여부 확인 작업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2곳 가운데 시추 작업을 하지 않았던 제 1수직갱도와 가까운 쪽에도 추가 천공 작업을 벌여 생존 반응을 확인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날 오전에는 고립된 작업자 2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 예정 지점' 일대에 천공기 11대를 투입했으며, 11대 가운데 3대는 전날 목표 지점인 지하 170m에 도달해 내시경과 음향탐지 장치로 갱도 내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3일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구조 예정 지점'인 지하 170m 지점을 내시경 카메라가 촬영한 모습. 구조 당국은 천공기 4호공(지름 78mm)으로 이 지점 구멍을 팠다 / 사진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영상 캡처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의 한 아연 광산 갱도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광부 2명이 고립됐습니다. 함께 작업하던 7명 중 2명은 사고 당일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오후 11시쯤 업체 측에서 구조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의 구조가 어려워지자 업체 측은 다음 날인 27일 오전 119에 신고했습니다.

사고는 제 1수직갱도 하부36m 지점에 갑자기 밀려 들어온 토사 300~900t이 갱도 아래로 수직으로 쏟아지며 발생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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