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유사 사고 겪은 일본
'군중 눈사태'...걸음 멈추지 말고 일방통행해야
'군중 눈사태'...걸음 멈추지 말고 일방통행해야
최근 이태원 참사로 국제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일본은 한국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가 "남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좁은 장소에 대규모 인원이 몰려 대형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이태원 참사'와 일본의 '아카시(明石)시 인도교 사고'가 유사하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2001년 7월 일본 서부 효고(兵庫)현의 해변 도시인 아카시시에서는 불꽃축제를 즐기러 나온 13만 명의 인파가 인도교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쳤습니다. 목격자들은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사람과 해변을 향하는 인파가 다리 위에 합류하면서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쓰러졌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두 사건 모두 전형적인 '군중 눈사태'라며,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군중 눈사태는 인파가 모인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차례로 포개지듯 넘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니시나리 가쓰히로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는 1일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기사에서 "이태원 참사 영상을 보면 1㎡에 사람 15명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아카시 사고에서 한 사람당 200∼300㎏의 압력이 가해졌음을 고려하면 이태원 참사 때는 400㎏ 정도의 압력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사람이 매우 밀집하면 사방팔방에서 압력이 오고, 개인의 힘으로 피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면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위험도가 증가하기 전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만원 전철'이라고 하면 1㎡에 6∼7명인 상태이며, 아카시 사고 당시에는 1㎡에 13∼15명이 몰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카시 사고를 조사했던 무로사키 요시테루 효고현립대 명예교수는 "군중 눈사태를 방지하려면 사람들이 일방통행을 하도록 하고 멈춰 서지 않게 유도해야 한다"며 "대혼잡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장소에 가지 않는 선택을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