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까지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 일명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1일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함께 슬퍼하고 위로해야 할 국가 애도의 기간, 대통령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통보했다.
이어 "지금의 아픔과 충격을 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나눠주시고 있는 언론인 여러분들도 널리 양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밤에서 30일 새벽에 발생한 이른바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로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자 윤 대통령은 11월5일 자정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는데, 이 때까지 출근길 문답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김 수석은 도어스텝을 하지 않는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10월 31일) 참모들과의 저녁 회의에서도 신속하고 총력적인 지원으로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라고 거듭 지시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 책임을 진 정부의 일원으로 엄중한 무게감을 결코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애도기간에는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 원인 규명과 수습, 재발방지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실 입장에선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현재의 상황에서 행여나 나올지 모르는 말실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발생했던 '세월호 사건' 때 노출했던 문제적 대응을 반면교사 삼아 비교적 실수없이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국민담화를 이례적으로 빨리 발표한 것이나, 유족들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신속하게 내놓은 것이 그렇다. 그러나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참사에 대해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해 정부 책임론을 비껴가려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은 불거졌다. 이 때문에 참모들은 물론 부처 장관들까지 "말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다. 출근길 문답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다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도어스텝 중단을 통해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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