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빅2' 잡았다…삼정KPMG 쾌속질주

삼성전자의 새로운 외부감사인으로 삼정KPMG가 선정됐다. 삼정KPMG는 SK하이닉스와 신한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까지 올해 새로 수임했다. 신외부감사법이 도입되면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시행된 지 3년 이후 회계감사 시장 '대어'들을 삼정KPMG가 다수 확보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지난 27일 삼성전자에서 2023사업연도 감사인 선임 통보를 받았다. 삼정KPMG가 삼성전자의 감사인에 선정된 것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3년간 딜로이트 안진에서 감사를 받았던 삼성전자는 2023사업연도 감사인 선임을 공개 경쟁을 통해 진행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이 3년 동안 정부에서 정한 감사인을 선임한 뒤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도록 한 제도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회계감사 대수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18년 신외부감사법이 도입됐고, 2019년(2020년 감사)부터 시행됐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시행 첫 3년이 올해로 마무리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첫 대상 기업들이 대거 새 감사인 선정에 나서면서 회계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이전에는 오랫동안 삼일PwC가 맡았고, 직후 딜로이트 안진으로 바뀌었어도 문제 없는 감사가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평"이라면서 "삼정KPMG는 '새로운 감사인은 이전까지 맡아보지 않았던 회계법인이 맡아야 삼성전자의 향후 선택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로 감사인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임료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과 함께 내놨던 SK하이닉스와 신한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 대기업 감사인 업무도 내년부터 맡는다.
올해는 주요 기업 220곳이 새로운 회계감사인을 선임한다. 주요 기업들의 새 감사인이 속속 정해지고 있지만, 대다수는 올해 말(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이나 내년 2월까지 새 감사인을 결정하면 된다.
[김명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