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3억 낮춘 급매물만 팔려"…서울아파트 거래 역대 최소
입력 2022-10-31 17:28  | 수정 2022-10-31 19:50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56건으로 또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10월 들어 매매 거래를 단 1건도 체결하지 못했습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중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9월에도 거래량이 거의 없었는데 10월 들어 더 심해졌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분위기라면 주변 중개업자들은 고사 직전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광진구에서 매매 계약이 체결된 건수는 11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적었다. 아직 신고 기간이 남았지만 광진구의 10월 매매 거래 건수도 현재까지 4건에 불과하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며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9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24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3만5531건) 대비 8.8%, 작년 9월(8만1631건) 대비 무려 60.3%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 1~9월 사이 누적 거래량도 41만7794건으로 81만8948건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49%나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9월 한 달간 수도권의 매매 거래 건수는 1만2609건으로 작년 9월 대비 66.1%나 급감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작년 대비 3억원이나 떨어진 급매물만 소화되고 있다"며 "매수인은 급매로 팔린 금액 이하로 사고 싶어하고, 매도인은 너무 가격이 낮아지니까 아예 매물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청계동에 있는 '동탄역센트럴푸르지오'는 전용면적 59㎡가 지난 26일 4억5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면적이 지난해 11월에는 7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유형별로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 9월 1만8028건으로 작년 9월 대비 67.3%나 떨어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856건에 그쳐 1년 사이 77.9%나 줄었다. 2006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다. 지난 8월 907건에서 한 달 만에 최저치를 다시 경신한 것이다.
또한 법원경매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 107건 가운데 19건만 낙찰(낙찰률 17.8%)됐다. 유찰률이 82.2%에 달한 셈이다. 낙찰률은 전월 22.4%와 비교해 4.6%포인트 하락했다.
거래 절벽 현상은 전·월세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9월 전·월세 거래량은 20만5206건으로 전월(22만7590건) 대비 9.8% 떨어졌다. 전세와 월세를 나눠보더라도 지난 8월 대비 거래량이 모두 급감했다. 9월 전세 거래량은 9만5219건으로 전월 대비 11.7%, 월세 거래량은 10만9987건으로 전월 대비 8.2% 각각 감소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전세와 월세는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한 달만에 임대차시장도 분위기가 꺾인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자 미분양 물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약 4만2000가구로 한 달 전에 비해 8000가구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 8월 5012가구였으나 한 달 만에 7813가구로 무려 55.9% 늘어났다. 지방은 같은 기간 미분양 물량이 2만7710가구에서 3만3791가구로 6081가구 늘었다.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다 보니 건설사들은 착공과 분양을 미루고 있다. 9월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29만4059가구로 지난해 동기 39만7657가구 대비 26.1% 줄었다.
[이희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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