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의 자회사이자 폐기물 분야 강자로 꼽히는 에코비트가 엔지니어링 사업에서 손을 뗀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비핵심자산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비트는 자회사 에코비트엔지니어링 지분 100%를 850억원에 처분했다. 거래 상대방은 코스닥 상장사 금화피에스시(금화PSC)다. 양 측은 오는 12월 말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비트가 엔지니어링 자회사를 매각한 건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다. 에코비트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매립, 소각 등 폐기물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매립 분야에선 SK에코플랜트, IS동서, EMK 등을 제치고 1위지만 소각 부문에서는 열세다. 지난해부터 명성환경, 동명테크 등을 순차적으로 인수한 것도 매립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에코비트는 회사 차원에서 폐기물 경쟁력을 키우고자 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최근 케펠로 새 주인이 결정된 EMK 매각전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에코비트엔지니어링은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플랜트 회사다. 제조 용수처리와 폐수처리, 플랜트 설비 수출, 기술용역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서울과 안산, 시흥 일대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전년도 매출액은 1194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이었다. 해당 회사를 인수하는 금화PSC는 플랜트 전문 건설 회사로 지난 1981년 설립됐다. 플랜트 건설과 발전 설비 및 정비 분야에 특화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코스닥 시장 상장사로 시가총액은 1677억원(31일 종가 기준)이다.
한편 태영그룹의 자회사인 에코비트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주주로 맞이한 뒤 제2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IB 업계에선 에코비트가 시장 상황이 나아지는대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KKR의 자금 회수 길을 터줘야할 뿐 아니라 설비투자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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