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후 11시 11분 ‘지하철 무정차’ 요청
공사 “사고 발생 전 요청했어야” 거부
고민정 “큰 축제에 안전대책 마련 안 했나”
재난 전문가 “무정차 통과 안 한 것 참 아쉽다”
공사 “사고 발생 전 요청했어야” 거부
고민정 “큰 축제에 안전대책 마련 안 했나”
재난 전문가 “무정차 통과 안 한 것 참 아쉽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희생자 154명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사고 발생 1시간 뒤에서야 서울지하철 6호선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안전 대책은 논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비책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측에 따르면 용산 경찰서는 지난 29일 오후 11시 11분 112상황실을 통해 이태원역에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만큼 이태원역 인근에 몰린 사람들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점은 오후 10시 15분입니다. 경찰은 이로부터 약 1시간 뒤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셈인데, 무정차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공사 측은 지하철 무정차 통과는 경찰과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 경찰 요청 시점 당시 이태원역에 있는 사람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게 더 안전하다는 판단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무정차 통과는 사건 발생 사흘 전 용산구, 용산서, 서울교통공사 등이 만나 의논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사고 발생 전 취해야 할 조치를 뒤늦게 요청한 것을 놓고 비판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10만 명이 운집할 것이란 예상과 마찬가지로, 지난 29일 이태원역 이용객은 총 13만 131명으로 전날(5만 9,995명) 대비 2배 이상 많았습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이에 고 최고위원은 오늘(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시켰을 법도 한데 이것 또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큰 축제임에도 서울시에선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상황실 운영이나 안전 대책 마련 등이 전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오히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자치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무능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는 감당하기 참 괴롭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국이) 그런 점들(무정차 통과를 안 한 부분 등)이 참으로 아쉽다”며 이것은 편리를 좀 확보하려다가 더 큰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좀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 제5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주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있다. 또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엔 모든 국민이 어떤 위험을 보고 신고할 의무도 있다”며 이 두 조항에 따라 지하철 무정차 정도는 이 정도 예상이 됐으면 반드시 지켰어야 했는데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