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감사원법 당론 발의 연기한 野…여야 공동대책엔 선그어
입력 2022-10-31 15:14  | 수정 2022-10-31 15:1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및 최고위원들과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의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을 향한 공세를 모두 중단하고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참사 수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거듭 약속했다. 이번주 중으로 예정됐던 감사원법 개정안과 대장동 특검법 등 당론 발의도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31일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이런 참혹한 사태가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당연히 사후조치가 뒤따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은 희생자들의 안돈(安頓), 유가족 여러분들의 위로, 사건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사태 수습이 최우선 순위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도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는 공당"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완벽하게 지켜내지 못한 책임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참사 수습에 초당적으로 신속하게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모두 검은색 양복 차림에 '추모' 리본을 달았다.
민주당은 이날 항상 회의장 뒤를 차지했던 여당 공세 발언이 담긴 뒷걸개 대신 '힘을 모읍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를 걸었다.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를 구성한 민주당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정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정들을 모두 연기하고 이태원 압사 참사 수습과 대책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중 당론발의가 예정됐던 감사원법 개정안과 특검법을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당내 구성된 '김진태발 경제위기 진상조사단'의 강원도청 방문과 '윤석열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의 대통령실 앞 1인 시위도 모두 잠정 보류됐다.
다만 여야가 공동으로 대책기구를 구성하는 안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공동 대책기구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당에서는 초당적 협력 기조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 당국 역시 '나는 책임 없다, 할 만큼 했다'는 태도로 국민을 분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예년 만큼만 대응했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며 "용산구청, 서울시, 경찰도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확실하게 대책을 세울 수 있었는데 못 세웠다는 점에서 인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는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장관 발언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서영교 최고위원도 "정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경운 기자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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