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205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자칫하면 통화정책 기대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경기침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1.12% 오른 2293.75에 개장한 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1.03% 상승한 694.69에 거래를 시작한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미국 연준의 FOMC가 다음달 1~2일(현지시각) 열린다. 한국 시각으로 3일 새벽 3시에 기준금리 인상 결과 기자회견이 진행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11월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Fed가 사상 초유로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게 된다.
시장의 관심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이다. 그가 FOMC 회의 종료 후 이어질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을 언급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안도감이 유입되며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 Fed의 피벗(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으로 지난주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FOMC의 결과와 상관없이 추세 반전이나 강한 베어 마켓 랠리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경기침체 우려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추격 매수보다 위험관리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발간한 리포트에서 내달 코스피 전망에 대해 하단을 2050선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충분히 저평가된 수준이지만 최근 금융시장과 증시 등락과정을 보면 하락추세의 정점을 통과하는 과정이 상당히 험난할 전망"이라고 운을 뗐다.
이 연구원은 "자칫하면 통화정책 기대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경기침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물가부담과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유입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11월 중 반등이 지속되더라도 추세 반전이나 강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리스크 관리(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와 포트폴리오 안정성 강화를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11월 FOMC를 비롯해 미국의 ISM 제조업 PMI 및 비농업부문 고용, 한국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퀄컴, 카카오, LG 화학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이벤트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다음주 국내 증시가 차별화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는 2180~2320선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대부분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이 이미 낮아진 기대치보다 부진했다는 점이 실적시즌을 둘러싼 경계심리를 유지시키고 있다"며 "긴축, 전쟁, 침체 등 매크로 불확실성은 상당기간 동안 증시 변동성을 유발하면서 주가 리레이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남아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같은 국면에서 성장의 희소성은 높아지는 만큼, 3분기 실적 시즌 이후에도 이익 가시성을 확보해주는 업종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는 증가할 것"이라며 "개별 실적 이슈에 따라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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