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40)가 경기도 화성을 실거주지로 선택해 화성시장과 시민이 반발했다..
애초 박씨는 구속되기 전까지 거주한 수원에 정착할 것으로 알려져 수원시민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최종 거처가 화성으로 확인되면서 화성시장과 시민이 집단 반발중이다.
31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이날 오전 5시 10분 형기를 마치고 청주교도소를 나왔다.
박씨는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경기도 수원시 권선·영통구 등지에 있는 빌라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오전 11시께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박씨의 실제 거주지와 전자장치 부착 여부, 성폭력 전과 등 8가지 정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박씨는 키 171㎝, 몸무게 79㎏의 건장한 체격이다. 이날 촬영한 정면, 좌·우 측면, 전신 사진 4장도 공개됐다. 부착한 전자장치는 2032년 10월 30일 종료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건 박씨의 실 거주지 정보다. 박씨는 화성시 봉담읍 한 고시원을 주거지로 정했다. 수원대 후문이 100여m 거리에 있어 원룸이 많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인근에 어린이집도 있어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원대를 졸업해 주변지역 사정을 잘 안다는 이모씨는 "대학 후문 쪽은 학생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원룸이 많은 곳으로 밤이 되면 가로등이 부족해 인적이 드문 곳"이라면서 "특히 후문쪽에 여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미술대학이 있고, 원룸가에서도 편의점 한 곳이 사실상 독과점을 해 (박씨가) 편의점을 간다면 만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성범죄자가 이사를 오면)어린이집에 연락이나 우편을 주는데 아직 받지를 못했다"면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화성시장과 주민들은 "법무부가 박병화를 새벽에 군사조치 하듯이 화성으로 이주 시켰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날 오전 봉담읍행정복지센터에서 지역 주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화성시민은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거주를 결사반대 한다"면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시장은 "아무리 거주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더라도 연쇄 성폭행범과 이웃으로 지내야 하는 끔찍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면서 "법무부는 성범죄자 출소 후 거주 지역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통해 "박병화가 임대차 계약한 건물의 주인은 아마 성범죄자인지 모르고 계약한 것 같다"면서 "공식 전입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박씨에게 전담 보호관찰관을 배치해 밀착 감시하고, 경찰·지자체와 긴밀히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그는 성 충동 조절 치료, 외출 제한(0∼6시), 성폭력 치료 160시간, 다수 거주 건물 출입 시 사전보고 등 판결 주문을 지켜야 한다. 경찰은 박씨 주거지 인근에 CCTV 등 범죄 예방시설을 확충하고,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정부는 박씨의 신상정보를 다소 늦게 공개해 뒷말을 낳았다. 법무부가 박씨의 신상정보를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관리시스템에 일찍 등록하지 않아 여성가족부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한 신상정보 공개가 이날 오전 11시께서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성범죄자가 출소하면 통상 오전 9시 안팎에 '성범죄자 알림e' 확인이 가능한 전례에 비춰 이례적이란 말이 나온다. 지난 2020년 12월 12일 서울남부교도소를 출소한 나영이 사건 성범죄자 조두순의 경우 오전 9시 40분에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정보가 공개됐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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