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산배분 전략 다시 짤 때다…우량채·경기방어株 담아라
입력 2022-10-31 09:16  | 수정 2022-10-31 13:18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금리상승기 투자전략 ◆
전문가들은 요동치는 시장 속에서 안전자산을 찾는 머니무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구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업황이 경기와 관련이 없는 종목이나 정책 수혜를 입는 업종에 대한 수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44억달러(약 6조23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2억달러(약 13조원)의 순이익을 낸 점을 고려하면 절반도 미치지 못한 결과다. 기대 이하의 실적에 메타 주가는 이날 24.6% 폭락한 97.64달러로 마감했다. 메타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역시 유튜브 광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요 사업인 클라우드 부문이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을 보였다. 미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도 방위 사업 부진을 이유로 33억달러(약 4조6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물가 오름세에 따른 비용 상승과 자율주행 투자 손실 등으로 3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차이나런'(중국 회피·차이나와 뱅크런의 합성어)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글로벌 증시에 긴장감이 더해졌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끝난 24일(현지시간) 개장한 미국 뉴욕증시에선 중국 5대 기업들의 총 시가총액이 하루 동안 약 520억달러(74조원) 증발했다. 중국 기피 현상이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으로 퍼질 수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경기 침체를 알리는 경고음도 나왔다. 미국의 3개월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를 역전하면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 국채시장에서 3개월물 금리는 4.027%로 10년물 금리 4.007%를 넘어섰다.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이날 내내 역전됐고, 금리 차는 0.03%포인트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4일과 25일 장중에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경기 둔화가 가시화할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가 멈춰질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 하강 그 자체가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며 증시는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시장은 당분간 연준의 긴축 완화 가능성과 경기둔화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혼란 속에서 국내 증시도 미국 경기 둔화 현실화에 따른 우려와 국내 기업들의 부진에 우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넘게 떨어지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39% 감소한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
안전 자산으로 분류됐던 채권마저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며 투자자들의 돈은 오갈 데가 없어졌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채권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우량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유찰되는 등 회사채와 유동화 시장은 마비됐다.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꾸준하고 주기적인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의 경우 채권시장이 불안정하긴 하지만 높아진 우량 채권의 고금리는 좋은 투자 자산군이 될 수 있다.
경기방어가 가능한 업종에 대한 수요는 강해지는 추세다.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이나 에너지, 금융업종 등 경기방어주는 최근 하락장 속에서 선방하고 있다.
2차전지처럼 정부가 직접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언급한 정책 수혜주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주요 2차전지 기업들도 3분기 호실적을 보이면서 증권가는 국내 업체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의 북클로징(장부 마감) 상황을 고려해 투자 타이밍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기관들은 1년 수익을 정산하기 위해 보유 종목을 11월 말부터 매도한다. 기관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이 기간 손절매(로스컷)하거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빠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팔고 기관 빈집주 중 유망한 기업을 담는 전략이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윤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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