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아했던 딸, 서울 유학 왔다 참극…"설마 현장에 있을 줄"
"사고 소식을 접하고 '위험하다'고 전하려고 전화했는데 받지 않았다. 아직 자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설마 현장에 있었다니..."
31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26세 딸을 떠나보낸 일본인 아버지 도미카와 아유무(60)씨는 이날 발행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도미카와 씨는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올해 6월부터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딸이 걱정돼 급하게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계속해서 통화를 시도했던 도미카와 씨의 전화에 답한 이는 딸의 휴대전화를 주운 한국 경찰이었습니다.
도미카와 씨는 "(사고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는 경찰의 설명을 듣고 딸이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아직 사망자 신원이 공개되기 전이라 딸이 무사하길 기원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다 도미카와 씨는 전날 저녁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일본인 희생자 2명 중 한 명이 자신의 딸인 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게 됐습니다.
그는 "(딸은) 정말 한국을 좋아했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멀리서 열심히 하고 있어 응원하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을 좋아해 직접 서울을 찾아 유학 생활까지 했던 무고한 생명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과 타지에서 딸을 잃은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외국인 사망자는 총 26명으로,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입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