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전 안전 챙겨라 문자했는데"…20살 아들, 이태원 참사로 잃은 미국인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자식을 잃은 미국인 아빠가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토로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9일 아내와 함께 쇼핑 중이던 스티브 블레시(62)는 동생에게서 '한국의 상황에 대해 들었느냐'고 묻는 전화를 받았다.
블레시는 서울에 있는 차남 스티븐(20)의 안부가 걱정됐다.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스티븐은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다니다 이번 가을학기에 한양대로 갔다.
블레시는 아들은 물론 친구와 정부 관리들에게까지 연락을 시도하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스티븐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 2명 중 한 명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블레시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무 감각이 없이 망연자실하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블레시는 스티븐이 최근 중간고사를 마치고 토요일 밤을 맞아 핼러윈 축제에 갔다며 친구들 중 몇 명은 인파를 피해 미리 빠져나갔으나 아들은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레시는 "이 모든 일이 벌어지기 30분 전쯤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네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다 안다. 안전하게 다녀라'라고 했다. 하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