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국제 에너지 위기'는 서방 탓...러시아 책임 없어"

"재래식 에너지 자원 개발 제한하는 서방 조치가 위기 초래"
푸틴 "G20에 내가 직접 갈 수도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적 에너지 위기 원인을 서방의 에너지 분야 정책 실패로 지목했습니다. 서방의 석유·가스 등 재래식(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방식) 에너지에 대한 재정 지원 축소가 에너지 부족을 일으켰다고 비판했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자국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로의 가스 공급을 대폭 축소하는 등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하고,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제한된 것이 에너지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서방측 주장과는 거리가 먼 주장입니다.

푸틴은 "재래식 에너지 자원 개발을 제한하는 (서방의) 제도적 조치가 바로 이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재래식 에너지에 대한) 재정 지원은 사라졌으며, 은행들은 대출해주지 않고, 석유·가스 운송을 위한 교통수단도 제작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런 일이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부문에 대한 심각한 재정 지원 축소가 (에너지) 부족을 야기했고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산화탄소 배출 축소, 재생 에너지 개발 등 여러 대책을 통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려는 '탄소중립' 정책을 지지하지만, 석유·가스 등의 전통 에너지에 대한 재정 지원 축소에는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탄소중립으로의 이행은 러시아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으며 러시아도 이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행기에 가스는 여전히 가장 좋은 에너지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녹색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준비하지 않고서 어떻게 몇 년 동안이나 전통적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방해할 수 있나"고 서방 정책을 지적하면서 "바로 이것이 오늘날 에너지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중순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G20 주최국 인도네시아가 러시아를 초청해 준 데 감사함을 표하면서 "러시아는 이 회의에 반드시 고위급을 대표로 파견할 것이다. 어쩌면 내가 갈 수도 있다. 아직 생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큰 외환보유액 규모, 풍부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무기를 지닌 러시아가 이를 막아낼 방법이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