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축구 보러 카타르로 걸어가다 이란에 붙잡힌 축구팬
입력 2022-10-29 10:15  | 수정 2022-10-29 10:30
실종된 산티아고 산체스 코헤도르(오른쪽), 코헤도르의 여동생(왼쪽) / 사진=코헤도르 가족 제공, 연합뉴스
이라크서 이란 넘어간다는 내용 이후 SNS도 중단
붙잡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카타르 도하까지 걸어서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하다가 실종된 40대 스페인 남성이 이란에 붙잡혀 있다고 AFP 통신이 어제(현지 시각) 보도했습니다.

산티아고 산체스 코헤도르(41)는 11월 20일 도하에서 개최하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 시점 때 도착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길을 나섰다가 이달 초부터 연락이 끊겼다고 26일 AP통신이 가족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여정을 기록해온 코헤도르의 계정에 마지막으로 글이 올라온 것은 10월 1일로, 이라크 북쪽에서 이란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가족에게 카타르로 향하는 배를 타러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구로 간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로부터 한 달 가까이 연락이 없자 가족이 스페인 경찰과 외교부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스페인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들이 이란에 억류돼 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는 것을 외교부가 확인했다"며 면회가 가능하도록 이란 주재 스페인 대사가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코헤도르가 어떤 이유로 붙잡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공수부대 출신인 코헤도르는 트레킹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여정을 기록해왔습니다. 실종 전 AP통신과 인터뷰에서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19년에도 마드리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자전거로 이동한 경력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카타르 도하까지는 7,000km가 넘는 거리로, 비행기로도 6시간 30분 이상 걸립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3일 마흐사 아미니(22)라는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갑자기 사망하자 이후 저항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외국인을 여러 명 체포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헤도르를 걱정하고 있는 가족 / 사진=연합뉴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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