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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하락 꿀팁 주세요" 벼랑끝 몰린 자영업자
입력 2022-10-26 18:16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신용점수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요?"
"3점 초과, 내리는 방법 없나요?"
"현금서비스 받으면 나이스평가정보,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신용점수 같이 내려가요"
"카드론 받고 (희망대출) 신청한 뒤 입금받자마자 카드론 철회하세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게시물들이다. 모두 신용점수를 하락시킬 수 있는 '꿀팁' 공유를 해달라며 올린 것들이다.
대체 무슨 일일까.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코로나19 피해로 방역지원금, 손실보전금을 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희망대출, 희망플러스 특례보증, 희망플러스 신용대출 등 '희망대출 3총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희망대출은 중기부가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신용점수에 따라 연 1~1.5%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책 상품으로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금리와 한도가 달라지다 보니 도입 취지와 다르게 부작용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게 희망대출을 저리로 받기 위해 신용점수를 고의로 하락시키는 사례다.
중기부 예산을 받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직접 대출하는 희망대출은 신용점수 744점 이하 저신용자 대상이다. 1000만원(추가 1000만원 가능) 지원 한도로 금리는 5년간 연 1.0%로 희망대출 3총사 중 가장 금리가 낮다. 희망대출은 지난 9월 30일 접수가 마감된 상태다.
국정감사에서는 희망대출을 받기 위해 고의로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출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신용점수를 고의로 하락시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받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결국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담당하는 희망플러스 특례보증은 최대 2000만원 한도로 5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신용점수 745~919점에 해당하는 중신용자이다. 금리는 대출 실행 1년차에는 1%대가 적용되며, 2~5년차는 은행이 발행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1.7%포인트 금리가 가산된다. 대출 실행은 은행을 통해 이뤄진다.
희망플러스 신용대출은 신용보증재단에서 진행하며 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신용점수 920점 이상 고신용자가 대상이다. 최대 3000만원 한도로 1년간 대출이 가능하며 금리는 연 1.5%가 적용된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희망대출을 받기 위해 고의로 신용도를 낮추는 방법과 관련된 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이용, 공과금 연체까지 구체적인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신용점수 기준을 공개함으로써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출 자격에 대한 세부 기준을 공개하지 않거나 신용점수 산정 기간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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