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것은 빅테크 기업들에도 경기침체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영향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자 광고 매출이 줄고 정보기술(IT) 수요 감소 역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광고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구글의 주된 이익 창출원인 검색광고는 휴대폰 화면에 바로 노출되는 직접광고 방식보다 침체기에도 비교적 수익성이 잘 유지돼 왔다. 똑같이 디지털 광고로 돈을 버는 메타의 주가가 올해 60%가량 내린 반면 알파벳이 28% 하락에 그친 이유다. 그러나 이번 실적 부진을 계기로 구글의 광고 사업에도 뚜렷한 둔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의 3분기 광고 매출액(544억8000만달러)은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가 예상치인 569억달러를 하회한 규모다. 특히 유튜브 광고 부문은 '숏폼'을 앞세운 틱톡 등 경쟁 업체의 성장이 겹악재로 작용하며 매출액이 되레 2%가량 줄었다. 시장이 예상한 성장률인 3%를 밑도는 수준이다. 핵심 사업인 광고 부문의 부진에 구글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늘어나는 데 그치며 코로나19 충격 여파가 컸던 2020년 2분기를 제외하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높은 인플레이션, 강달러 현상으로 광고 집행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저스틴 포스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이 어려운 거시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비용절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MS는 IT 수요 둔화에 직격타를 맞았다. 전방 산업인 컴퓨터(PC) 판매 감소로 소프트웨어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윈도우 매출은 이번 분기 15% 역성장하며 지난 분기(-2%)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실적 피크아웃(고점통과) 우려가 일고 있다.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져 소비량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 늘며 고성장을 이어갔지만 시장 예상치인 36.9%에는 미치지 못하며 우려를 키웠다.
MS의 이번 분기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가까스로 충족했지만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MS가 내놓은 다음 분기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치 대비 큰 폭의 부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MS가 컨퍼런스콜에서 제시한 다음분기 매출액인 523억5000만달러~533억5000만달러는 월가 컨센서스인 560억5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부문인 퍼스널 컴퓨팅 부문의 다음 분기 매출액 전망치(145억달러~149억달러)가 컨센서스(169억8000만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지막까지 버티던 클라우드 부문을 중심으로 결국 MS마저 실적 피크아웃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최악의 거시 환경 속에서 단기 주가 상승이 제한적인 만큼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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