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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야구 랭킹 1위' 끊임 없는 ML설, 스카우트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입력 2022-10-26 13:34 
고교 야구 넘버 2를 다투는 김휘건(왼쪽)과 황준서.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한화의 선수 스카우트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당연히 1순위로 손에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안을 좀 더 유심히 체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고교 야구 랭킹 1위는 자타 공인 장현석(17.마산 용마고)이다. 이미 최고 구속 156km를 찍은 광속구 투수다.
구위나 제구면에서도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2학년임을 감안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스카우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장현석이 내년에도 한국에 남아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갈 수록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장현석의 연습 경기와 훈련까지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인성도 알아 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진심이 아니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팀 스카우트 팀장은 "보통 메이저리그 스카운트들은 주말 리그에도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장현석에 대해선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습 경기에까지 나타나 장현석을 체크하고 있다. 주변에 장현석에 대한 평가를 묻고 다니기도 한다. 좋은 인성을 가진 선수인지를 파악하려 하는 것이다. 여기 저기서 장현석을 커버하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봤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 보통 관심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현석이 국내에 남는다면 자연스럽게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의 몫이 된다. 장현석까지 품에 안게 되면 문동주-김서현-장현석으로 이어지는 광속구 트리오를 품에 안게 되는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현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날 것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올 시즌에도 심준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며 1순위 지명 선수가 바뀐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순위 심준석과 2순위 김서현의 기량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오히려 김서현이 한 수 위라고 평가하는 스카우트들이 있었을 정도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내년 시즌 어떤 진화를 이뤄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현재 실력만 놓고 보면 1순위 장현석과 나머지 2순위 그룹의 기량 차이가 다소 크게 나타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카우트가 좀 더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고교 야구 넘버 2를 다투는 선수는 천안 북일고 김휘건과 장충고 황준서가 있다.
좌완 투수 중에서는 황준서(17)가 가장 이름이 많이 나온다. '공 빠른 윤영철'로 불릴 정도로 안정감이 있는 투수다.
황준서는 2학년 이지만 세계 U-18 야구 월드컵에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12경기에 출장해 2승2패, 평균 자책점 1,84의 빼어난 피칭을 했다.
44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는 37개만 내줬고 사사구는 12개 뿐이었다. 반면 삼진은 44개나 뽑아냈다. 이닝 당 1개 꼴의 삼진을 잡아냈다. WHIP가 1.07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우완 투수로는 김휘건(17)이 첫 손 꼽힌다.
190cm가 넘는 큰 신장에서 최고 구속 140km대 후반을 찍고 있다. 장신에서 찍어 누르는 패스트볼의 묵직함은 고교 레벨을 뛰어 넘는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올 시즌 15경기에 출장해 2승2패, 평균 자책점 1.50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총 35.2이닝을 던져 삼진을 무려 50개나 잡아 냈다. 볼넷도 20개로 다소 많았지만 공의 위력 하나 만은 첫 손 꼽힐만 했다. 피홈런이 단 1개도 기록되지 않았을 정도로 힘 있는 공을 던졌다.
WHIP가 0.97에 불과했다. 볼넷이 많았음에도 피안타를 거의 맞지 않았기 때문에 WHIP가 낮게 나타났다.
야수 중에선 충암고 외야수 박채율과 포수 이상준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이 중에서 한 명을 골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약 없는 장현석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현실성 있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팀이 필요로하는 선수를 뽑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팀 스카우트 팀장은 "올 해는 별 고심 없이 김서현을 선택하면 됐지만 내년 시즌엔 머리가 조금 아플 수 있다. 고교 야구 선수들은 1년 1년이 다르기 때문에 속단은 어렵지만 장현석이 워낙 앞서 있기 때문에 그 다음 그룹과 갭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선 공을 많이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스카우트 전략부터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현석은 실제로 메이저리그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다면 한화의 선택은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가. 한화 이후 팀들은 어떤 전략을 짜고 있을까.
새롭게 다가오는 고교 야구 시즌은 보다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 찰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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