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종교적 이유로 동성애 부부 웨딩케이크 제작 거절한 사장 '승소'

빵집 사장, 웨딩케이크 제작 요청했다 거절당한 부부로부터 고소 당해
재판부 "케이크 만드는 행위는 '예술 표현'…차별금지법 위반 아냐"

종교적 이유로 동성애 부부의 웨딩케이크 제작 주문을 거절했다 소송전에 휘말렸던 미국의 제빵사가 5년 만에 승소했습니다.

지난 24일 뉴욕포스트,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에서 빵집을 운영 중인 캐시 밀러는 2017년 빵집에 찾아온 레즈비언 부부 아일린-미레야 로드리게스 델 리오의 웨딩케이크 주문을 거부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밀러는 종교적 신념 때문에 동성애를 인정할 수 없었고 결국 이들 부부의 주문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부부는 밀러가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차별하며 캘리포니아주 시민권을 위반했다며 그를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부에 고소했습니다.

이후 소송에 휘말린 밀러의 변호사들은 부부의 고소에 맞서 "언론의 자유와 종교적 표현의 자유는 차별금지법보다 상위에 있다"는 주장을 펼쳤고, 2018년 항소 법원의 데이비드 램프 판사는 "케이크를 만드는 행위는 '예술적 표현'으로 밀러는 차별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정부는 해당 판결에 대해 "부부가 케이크에 어떤 단어나 메시지를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제작을 거절한 것은 차별금지법 위반이 맞다"고 반박하며 밀러에게 케이크를 제작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램프 판사는 이러한 주정부 측의 명령을 재차 기각하며 "만약 이미 양산용 케이크가 가게에 전시돼 있었음에도 부부가 이를 사는 것을 거부했다면 밀러가 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이겠지만 밀러는 아직 이들만을 위한 주문 케이크를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법정 공방은 5년 동안 이어졌고, 지난 21일 법원은 밀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항소 법원 판사 에릭 브래드쇼는 "밀러는 종교적 믿음의 범위 안에서 합법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밀러는 승소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5년 동안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빵집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나는 우리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일궈 나갔으면 한다. 어떤 의견이나 의제도 타인을 강압적으로 따르게 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밀러를 고소했던 아일린-미레야 로드리게스 델 리오 부부는 "실망스럽지만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우리의 호소가 다음에는 다른 결과를 가져와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