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인이 시정연설을 할 때 더불어민주당이 불참한 것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를 26일 나타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어제 이번에 639조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시정연설을 했다"며 "국민의 혈세를 어떻게 쓸 것인지를 국회와 국민께 그리고 국내외 시장에 알리고 그리고 지금 건전재정 기조로 금융 안정을 꾀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방향을 국내외 시장에 알림으로써 국제신인도를 확고하게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 의원님들께서 전부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 심사를 마쳐서 내년부터는 우리 취약계층의 지원과 국가발전과 번영에 필요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 강도는 더욱 강해졌다. '어제 비어있는 국회가 분열의 정치를 상징하는 것 아니냐 비판도 나오고 있다'는 말에 윤 대통령은 "정치라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것"이라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정치 상황이 어떻더라도 과거의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삼십몇년간 우리 헌정사에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는 정치 상황에 따라서 대통령 시정연설에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일들이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결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더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 국회를 위해서도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며 "좋은 관행은 어떤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여야 협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어제 시정연설에서 야당과의 협치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는 지적에 "야당이란 말은 안 썼지만 국회의 협력과 협조가 중요하다는 말을 계속 강조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 시정연설 직전 이뤄진 사전환담회 자리에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사과를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는 등 야당과 연일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이미 얘기했다"고 말해 집권여당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특검 제안을 시간끌기용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특검은 수사를 뭉갤 때 필요한 것이지 수사를 제대로 하는데 그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서 특검을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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