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요즘 행태를 보면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검찰수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대통령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화풀이를 하는건 무슨 경우인가.
시정연설에 참여하는건 국회의원이라면, 공당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책무다.
그걸 내팽겨친 민주당은 직무유기를 했다.
민생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무엇보다 정치보복·야당 말살·정적제거라며 화만 낼게 아니라 자성부터하는게 순서다.
당대표인 이재명 본인은 물론 그의 측근들이 줄줄이 체포되고, 기소되고, 수사를 받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 기업법인카드 불법사용,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하나같이 파렴치한 혐의다.
더군다나 범죄행위에 연루된 이들 측근들을 요직에 앉힌건 이대표 자신이다.
유무죄여부를 떠나 본인과 측근들이 이런 파렴치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된 것만으로도 수오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지층은 물론 국민에게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는게 순리다.
정부·검찰탓을 하고, 이들에게 화풀이를 할게 아니라 자신부터 채찍질해야 한다.
이 대표는 5년전 이런 말을 했다.
"나쁜 짓 하면 혼나고 죄지으면 벌 받는 게 당연하다. 정치보복이라며 죄짓고도 책임 안 지려는 얕은 수법 이젠 안 통한다"고 했다.
이렇게 말을 해놓고선 왜 자신과 측근에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가.
쌩뚱맞게 특검을 주장하는것도 후안무치하다.
이 대표는 대선때 "특검을 요구하는 자가 범인이다""특검수사는 수사지연 의도로 적폐세력이 하는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특검을 요구하는 이 대표 자신이 범인이고 적폐다.
그때그때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말을 만들다보니 말이 오락가락하는것이다.
전에 했던 말과 지금 하는 말이 뒤엉키고 스텝이 꼬일수 밖에 없다.
하다하다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었다"고까지 했는데 가당키나 한 주장인가.
입법을 쥐락펴락하는 169석의 거대 야당대표와 그 측근들을 상대로 검찰이 혐의를 조작할 엄두를 낼수 있겠나.
모든건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된다.
더군다나 검찰은 영장을 청구할뿐 발부여부를 결정하는건 법원이다.
법원이 체포·수색·구속영장을 모두 내줬다.
범죄혐의가 구체적으로 소명됐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정치적 편향성 비판을 받는 김명수 사법부의 법원과 검찰이 한패라는 억지는 차마 부리진 못할 것이다.
이같은 엄연한 팩트를 거부하고, 조작 주장을 하려면 근거를 대야한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조작 주장은 거짓선동이고 억지일뿐이다.
정당한 법집행을 '협치 파괴'라며 발끈하는건 더 황당하다.
민주당 관점에선 검찰이 범죄를 저지른 '나쁜놈'을 잡아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면 협치 파괴라는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수사를 그만 멈추고 우리 편 죄를 눈감아주면 정부와 협치할수 있다는 제안처럼 들리기도 한다.
역으로보면 우리편의 죄를 문제삼으면 협치고 뭐고 무조건 발목을 잡아 식물정부로 만들겠다는 겁박으로 들리기도 한다.
범죄와 국정 협력을 맞바꾸자는건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법행위다.
또 이 대표는 검찰 압수수색 재집행에 대해 "제1야당의 중앙당사가 침탈당한 폭거"라고 했는데 이런 궤변이 있나 싶다.
'침탈'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침략해서 점유하는게 '침탈'이다. 명백한 불법이다.
법원 허가를 받아 압수수색을 하는건 검찰의 의무이자 정당한 법집행이다.
이게 어떻게 '침탈'이 되나.
용산 대통령실이든 민주당 당사든간에 성역이 있을수 없다.
합법적 사법절차를 '침탈'이라며 거부하는건 반법치세력임을 자인하는 격이다.
정작 민주당이 1차 압수수색을 막아선게 공무집행방해다. 명백한 불법이다.
궁지에 몰린 이 대표가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논리적으로 밀리니 극렬지지층을 끌어모아 장외·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심산이다.
힘으로 출범 6개월밖에 안된 정부를 혼란에 빠트려 자신들의 죄를 덮겠다는 것으로 볼수 밖에 없다.
실체적 진실은 쓰레기통에 처박은채 맹목적인 비호와 광기만 번뜩인다.
조국 사태가 오버랩되는건 이때문이다.
이재명과 그의 측근 비호는 '조국시즌 2'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명하다.
지독한 진영논리, 비상식, 국론분열에 대해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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