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공사 소음 짜증난다며 자재에 불지른 40대 '집행유예'

재판부 "죄질 좋지 않으나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아"

이웃집의 공사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 짜증난다며 3차례나 불을 지른 4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박현배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 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경남 양산시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해 11월 맞은편 집 마당 화장실 위에 있던 플라스틱과 비닐로 된 공사 자재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화재를 목격한 배달기사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곧바로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화재는 빠르게 진압됐습니다.

그러나 A씨는 멈추지 않고 두 차례나 더 몰래 불을 붙였고 그때마다 이웃이나 경찰관이 화재 사실을 파악해 진화했습니다.

공사 자재가 있던 곳과 맞은편 집 건물은 2m가량 떨어지지 않아 자칫 큰 불로 번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웃집 화장실 지붕 공사 소음에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판부는 "이웃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 재산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